역대 최악의 전국체전 ‘분통’…100회 대회 의미 퇴색

허술한 대회 준비에 주차ㆍ교통난으로 불만 고조

“역사적인 100회 체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서울에서 유치했다고 하는데 준비 상황은 여느 대회보다도 훨씬 못미치는 최악의 대회입니다.”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개막 후 3일째를 맞아 각 시ㆍ도간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 시ㆍ도 선수단과 각 종목단체 관계자들의 불만 또한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1986년 국내에서 처음 열린 아시안게임과 2년 뒤 펼쳐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리허설을 겸해 열린 제67회 대회 이후 33년 만에 ‘수도’ 서울특별시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이 처럼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은 각 종목별 경기장의 시설 부족과 주차ㆍ교통난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종목 경기장들이 예년 타 시ㆍ도 경우와는 달리 체전 관계자들에게 주차비를 받고 있어 이들은 매일 상당액의 주차비를 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경기장 상당수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스포츠센터 시설을 이용하느라 시설 이용자들이 아닌 체전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주차장을 이용하지도 못하고 골목길과 일반 도로에 주차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하고 있다.

세팍타크로 경기가 열린 서울 사당종합체육관과 탁구경기가 열린 서초종합체육관 등에서는 이 시설을 이용하는 회원들과 시ㆍ도 참가자들의 차량이 뒤엉켜 실랑이가 벌어졌고, 유도 경기가 열린 KBS스포츠홀 아레나 역시 부족한 주차장에 그나마 주차를 했어도 만만치 않은 주차요금에 불만을 토로했다.

태권도 경기가 열린 고려대 화정체육관의 경우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으로 인해 선수단과 그들을 응원하러 온 관계자들이 원거리에 주차를 하고 20여분간 도보로 경기장을 찾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시ㆍ도 관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서울시는 뒤늦게 일부 차량에 대해 할인 가격의 주차권을 배부했지만 이것도 소수에 불과해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ㆍ도 관계자는 “도대체 서울시가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선수단을 위해 준비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며 “100회 대회라는 상징성 때문에 대회를 유치한 것이라면 준비도 그에 어울리게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일부 시ㆍ도에서는 전국체전에 이어 오는 15일부터 서울에서 열릴 전국장애인체전에 대한 걱정과 함께 내년도 전국소년체전을 서울시가 아닌 타 시ㆍ도에서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등 100회 체전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안타깝게도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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