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원전사고, 대책 서두르자] 대비의 대비까지 준비하는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후쿠시마와는 달랐다”… 13m 쓰나미 재앙 이겨낸 原電

도호쿠전력이 운영하는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전경.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홍보영상 촬영
도호쿠전력이 운영하는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전경.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홍보영상 촬영

일본은 총 10개 전력회사가 15개의 원자력발전소에서 33개의 원자로를 운용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원전의 위험성이 높아지자 정기점검, 시스템 개선을 이유로 전체 셧다운 됐다.

2013년 신원자로규제법안 제정 이후로 기준을 통과한 4개 원전에서 9개의 원자로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전역 필요전력의 15%가량을 생산해내고 있다.

센다이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한 도호쿠전력이 운영하는 오나가와원자력발전소(오나가와 원전)는 미야기현 리아스식 해안을 끼고 있는 오나가와촌에 위치한 발전소다.

5천여명의 주민들 대부분 오나가와원전에 종사하거나 굴과 연어 양식업에 일하고 있다.

2011년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피해가 없었던 발전소다.

인근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쓰나미로 인해 방사능유출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나가와 원전 현황

1984년 첫 가동을 시작한 오나가와원전은 여의도 면적의 60%인 1.61㎡에 총 3개의 비등수형 경수로(boiling water reactor)를 비롯한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총 217만4천kW의 정격출력, 연간 발전량은 15만7천545GWh로 한국 내 표준석탄화력의 4대분이다.

오나가와원전은 미야기현과 인근지역 전력을 책임지는 핵심 원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유 중인 원자로 중 1호기(마크-1)와 3호기(마크-3)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모두 가동정지했다.

이후 1호기는 지난해 12월부로 폐로 됐다.

1호기는 2053년까지 원자로를 비롯한 내외부 시설이 모두 철거 될 예정이다.

1995년 가동된 2호기(마크-2)는 동일본대지진과 무관하게 2010년 정기점검으로 현재까지 휴동상태다.

때문에 현재 오나가와원전은 전력생산을 하지 않지만 2호기에 한해 최근 재가동을 위한 일본정부와 미야기현 규제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으며, 이후 주민동의 등을 통해 2020년 3월께 재가동 될 전망이다.

현재 오나가와원전이 생산하지 못한 전력은 도호쿠 전력 산하 230여개 수력, 화력발전소에서 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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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당시 상황

동일본대지진 당시 오나가와 원전의 진도계는 진도 6약 규모가 관측됐다.

가동 중지를 위해 냉각을 실시했지만, 1호기의 외부 전원이 변압기 고장으로 인해 외부 전원 복구까지 비상용 디젤 발전기로 11시간 냉각을 실시하며 가동중지에 성공했다.

다행히 2호기, 3호기의 외부 전원을 비롯한 기타 피해는 없었다.

지진 발생 후 오나가와 원전에 13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했다.

해안가 암반 및 방파제까지 총 14.8m의 방벽이 있어 직접적인 쓰나미 피해는 없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방파제의 높이가 6m 수준으로 쓰나미가 직격으로 강타했다.

오나가와원전은 지진, 쓰나미 진동으로 인한 냉각시스템, 디젤발전기, 연료탱크 등 총 20군데에서 일부 침수, 화재피해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원자로는 안전했다.

오나가와원전은 일본 내 원자로 규제법에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시설이지만 지진 발생 후 홍보 시설 오나가와 원자력 PR 센터와 구내체육관을 개방해 인근 주민 약 360명을 수용하고 약 1개월 가량 숙식 제공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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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이후 바뀐점

동일본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오나가와원전도 전반적인 개보수, 시스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도호쿠전력에서는 총 4개의 포커스(쓰나미, 지진, 전원공급, 냉각)로 대비를 했다고 한다.

오나가와원자력 발전소는 쓰나미에 대한 우려로 원전시설이 마주보는 해안가에 두깨 4m 높이 29m, 길이 680m의 방파제를 세웠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 13m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지진에 대한 대비도 철저했다.

발전소시설 내부에 배관, 제어밸브 유실을 방지하고자 진동단위 1천gal을 버틸 수 있게끔 스테인레스 재질의 고정 장치를 곳곳에 설치했다. 동일본대지진당시 진동은 567.5 gal이었다.

또 원전에서 중요한 냉각, 변압, 비상전력시설을 증축 및 신설 했다.

유사시 이 시설들 마저 재기능을 못할 것을 우려해 전원공급차량 11대, 가스터빈차량 2대, 펌프차량 4대를 배치했다.

후쿠시마원전의 경우 비상전력공급이 실패해 셧다운을 위한 모든 시설이 기능부전에 빠졌고, 대재앙의 시발점이 됐다.

오나가와 원전 홍보센터의 가이드 아베씨는 “먼저 방파제, 내진설계로 자연재해를 견디게 됐다”며 “그마저도 뚫린다면 자동 셧다운을 하게 하겠지만, 이것마저 불가능하면 사람이 직접 하게 된다”고 했다.

정기적(1개월), 비정기적으로 원전내 직원 500여명이 원전 셧다운을 위한 훈련을 갖고 있으며, 동일본대지진 당시 피난민을 수용했던 것과 같이 약 1천천여명이 6개월간 견딜 수 있는 식량도 구비하고 있다.

내년 3월 재가동을 목표로 원전시설 후면부에 토사 발생이 우려돼 축구장 26개면적을 모두 콘크리트 보강 작업도 마쳤다. 이와 함께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오나가와원전의 특성상 쓰나미가 몰아칠 경우 바닷물의 일시적 썰물 현상까지 고려해, 냉각수 확보를 위한 물탱크도 구비를 마친 상황이다.

아베씨는 “동일본대지진 이전보다 더욱 단단해졌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방비를 위한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나가와원전은 원자력발전에 대한 불안감, 지역주민과 소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홍보지 발간, 주민방문행사, 홍보센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주민 우대채용은 물론, 지역 어린이, 중고생을 위한 장학금지급,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오나가와 원전의 대비 사례를 보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원전을 운용 중인 세계 각지에서 관계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의 있었던 일을 잊지 않고 미래에 닥칠 재해를 대비하는 오나가와 원전의 움직임은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일본 오나가와=송길호기자

 

센다이 3·11 메모리얼관

잊지 말자… 추모관 만들어 상처 보듬고, 후세에 교훈 전달

대지진 참상 알리려 당시 건물 원형보존

일본은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이를 모르는 세대와 쓰나미와 지진을 경험하지 않은 내외국인을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추모관을 운영하고 있다.

피해가 극심했던 동북지역에 추모관을 설립해 쓰나미가 들이닥친 당시 분위기와 피해복구까지 과정, 주민들의 증언 등을 통해 앞으로 이와 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행동요령 등을 안내하고 있다.

대표적인 추모관인 센다이 3·11 메모리얼관은 센다이 시영 지하철 토자이선 종착역인 아라이 역사 내에 마련돼있다.

역사 내에 마련 된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동일본대지진에 대한 추모, 기억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기념관 내에는 당시 사진, 지진 피해 경과를 숫자와 지도로 표기해뒀으며, 이후 복구 작업 진행상황까지 연도별로 정리돼 있다.

센다이시 예산과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기념관은 매년 2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지역 대표적 방문지로 올라서고 있다.

이 같은 기념관을 운영하는 지역은 센다이시를 비롯해 이와테현 가마이시 등 총 7개다.

장소에 따라서 당시 피해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해 견학시설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가마이시의 경우 당시 복구작업 현장에서 나온 생활용품 등을 전시해 보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동북지역에 마련된 총 7개의 추모관을 찾는 연간방문객은 약 16만여명에 이른다.

한국의 교육청 격에 해당하는 지방 교육 관할청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추모관 시설을 의무적으로 견학, 현장학습을 하게끔 하고 있다.

미야기현의 경우 피해지역 초,중,고 학생 100%가 동일본 대지진을 알고 있다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미야기현 인근에 거주중인 모모이 치히로씨는 “예방과 복구가 물리적인 재해에 대한 길이라면 추모관 운영은 정신적인 치유와 마음 가짐을 다지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오나가와=송길호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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