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가운데 그 해에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전체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좀비기업 10곳 중 8곳은 중소기업으로, 건설경기 악화로 그 수도 늘고 있어 산업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외부감사 대상 건설업체 1천833개 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적어 이자상환 조차하지 못하는 기업이 28%(514개)에 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23.8%보다 4.2%p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좀비기업)’은 지난해 기준 3년 연속 경영실적을 제출한 1천433개 업체 중 146개(10.4%)에 달해 2017년 9.2%보다 1.2%p 증가했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부실업체를 의미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한계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3.6%에 달해 대형기업보다 경영 사정이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원은 그동안 양호한 실적을 보였던 건축, 건설장비, 설비관련 업종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건설기업의 경영실적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개선되다가 지난해 들어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악화됐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2014년 -0.2%에서 2017년에는 4.1%까지 회복했다가 지난해 0.2%p 감소한 3.9%로 떨어졌다.
또 2016년 5.3%, 2017년 8.5%였던 매출액 증가 폭은 지난해 0.3%로 크게 둔화했다. 종합건설업 중 건물건설업의 평균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0.8%, 순이익률은 1.9%포인트 감소하는 등 건축관련 업종의 성장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원 관계자는 “한계기업의 지속적인 증가는 산업 생산성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며 “최근 정부 규제로 주택경기가 꺾이는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은 사업구조를 자세히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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