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이 두렵다. 어린 시절 부모와 관계에서 모호함과 두려움을 경험한 사람은 살아가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평온한 일상을 지내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유독 힘들고 지치는 이들.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마음속 가시는 그렇게 자라난다. 마음속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테다. 많은 이들이 마음속 가시 하나쯤은 안고 살아간다. 그 해결되지 않은 가시 때문에 이유도 모른 채 삶이 고통스럽고 버겁기도 하다.
신간 <오은영의 화해>(코리아닷컴 刊)는 이런 가시를 ‘잘 자라게’하기 위한 조언을 담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 오은영은 ‘잠시라도 우리가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가 정신상담을 하며 무너져 내렸던 사람들의 고통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깊이 분석하고 연구한 내용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책은 우선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에 대한 감정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금 너무 힘들어 주저앉아 있을 누군가에게, 충분히 지쳐 있을 어떤 이에게, 저자는 나를 알아차리기 위해 아주 조금만 힘을 내어 보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와는 다르고, 그때 상처받았고 지금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독자의 내면에 힘이 있다는 것을 믿어 보라고 따뜻한 위로와 함께 명쾌한 조언을 건넨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다양한 욕망을 가진 존재가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나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나날을 안정감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은 여러 상담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해 쉽게 읽힌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과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등을 모두 돌아보며 천천히 읽어본다면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다. 책에 나온 사례자들을 통해 자신이 당면한 아픔과 고민, 상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돌 볼 수 있을 것이다. 값 1만6천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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