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하루만에 멈춰선 ‘월미바다열차’… 시운전 고장 알고도 무리한 운행

승객 50여명 20분 넘게 갇혀
교통公 “강도 보강 부품 교체”

우여곡절 끝에 개통한 월미바다열차가 또다시 멈춰설 판이다. 시운전 과정에서 핵심장비 고장 사고가 났는데도 인천교통공사가 무리하게 개통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통한지 불과 1일만에 장비 고장에 따른 운행중단 사고까지 잇따라 발생했다.

10일 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37분(탑승자 40명)과 7시45분(탑승자 10명) 등 2차례에 걸쳐 바다열차는 하부 장비 고장으로 박물관역과 월미공원역 중간 철로 위에 멈추는 사고를 냈다. 당시 바다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50여명은 20여분 넘게 갇혀있다가, 철로를 걸어 대피차량에 옮겨타고 월미공원역으로 이동했다.

바다열차가 고장 난 것은 차량의 구동력과 제동력을 일으키는 동력전달장치(세레이션)와 감속기의 기어가 닳았기 때문이다. 즉 이번 사고에서 바다열차는 아예 움직이지 않고 철로 위에서 오가지도 못한 채 멈춰섰던 것이다. 이들 장비는 바다열차의 핵심장비로, 사실상 자동차 엔진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사고는 시운전 기간인 지난 7월 말에도 똑같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교통공사는 이 고장 부품을 예비 부품으로 교체했다. 교통공사는 모든 부품을 교체할 정도로 심각한 고장이라고 판단, 제작사에 모든 바다열차의 장비 교체를 위해 부품을 추가로 주문했다.

그러나 정작 개통을 앞둔 시점에서 교통공사는 총 5대의 바다열차 중 3대에 대해서만 부품을 교체했을 뿐이다. 결국 교통공사는 무리하게 개통을 강행했고, 사고 역시 부품을 교체하지 못한 2대의 바다열차에서 일어났다. 교통공사는 바다열차 2대의 고장 가능성을 알고도 개통 시기를 맞추려 억지로 운행에 투입한 셈이다.

교통공사는 지난 9일 사고 직후 예비 부품으로 사고가 난 1대의 바다열차 장비를 교체했고, 남은 1대의 사고 바다열차는 교체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장난 장비는 내구연한의 1%만 사용한 상태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 교통공사의 사전 안전성 검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동력전달장치·감속기는 내구 연한이 50만㎞지만, 바다열차가 시운전 등으로 운행한 거리는 5천㎞에 불과하다. 이처럼 내구 연한에 비해 턱없이 적은 거리를 운행했는데도 고장난 만큼, 교통공사가 사전에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개통 전 모든 차량 부품을 분해해 확인했지만 곡선 선로가 많고 과·감속을 많이 하다 보니 마모가 빨랐던 것 같다”며 “앞으로 강도를 보강한 부품으로 모두 교체할 예정이며 전문가들을 투입해 안전성도 검증하겠다”고 했다.

한편, 바다열차는 지난 2009년 월미은하레일로 추진했으나 시운전 기간 각종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하자 교통공사가 개통을 무기한 연기했고, 결국 부실시공으로 2016년 역사와 교각만 남긴 채 차량과 선로는 폐기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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