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ㆍ북 도자 장인들의 솜씨를 엿보고 화합을 기원하는 도자 기획전이 마련됐다. 분단으로 단절된 역사 속에서 한반도의 도자 문화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도자재단은 다음 달 24일까지 경기도자박물관 기획전 ‘남북도자 하나되어’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분단의 아픔을 겪은 남ㆍ북한의 전통 도예가인 황인춘, 유근형, 지순택, 우치선, 임사준과 그 후손들의 작품 78점을 통해 도예가로서의 삶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분단 이후 단절된 역사 속에서 한반도의 도자 문화가 어떤 명맥을 이어왔는지 살펴본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 ‘분단, 단절된 민족의 예술’은 분단 이전 개성과 서울에서 제작된 전승도자를 고 황인춘과 고 유근형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1950년대 이후 서로 다른 이념 속에서 전개된 남북의 전통 도예 작품과 제작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2부 ‘남북도자, 단절에서 화합으로’에서는 대를 이어 제작되고 있는 전통 도자 예술을 조명한다. 분단 상황에도 남북한에서 한반도 민족문화가 계승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전쟁과 분단을 넘어선 화합을 기원한다.
전시에서는 고 우치선, 고 임사준 작가 등 ‘김일성’상(賞)을 수상한 도예인들의 삶도 엿본다. 이들은 북한의 고려청자 재현을 이끌었으며, 이들이 소속됐던 만수대창작사 도자기창작단은 현재도 활발히 작품 활동 중이다. 특히 높이 68㎝에 달하는 고 우치선 작가의 ‘청자상감 운학문 매병(국립민속박물관 소장)’과 고 지순택 작가의 ‘백자청화 호작문 대호(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가 출품돼 눈길을 끈다. 보기 드문 대작의 높은 완성도와 남북한 장인들의 솜씨를 경험할 수 있다.
최연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흙은 남과 북, 나아가 세계 평화의 매개체”라며 “이번 전시와 강연을 통해 도자문화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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