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색깔로 도민과 소통하는 무대 꾸밀 것”
경기도립무용단이 내년 <2020 시즌제> 개막작으로 ‘률’을 선보인다. 고려시대 ‘만적의 난’을 모티브로 각색한 ‘률’은 극의 남자주인공 이름이다. ‘한국판 스파르타쿠스’로 강렬하고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거란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 등은 아직 ‘극비’다. 시즌제 첫 공연인 률의 남여주인공 이선명ㆍ정준용 단원은 “시즌제 공연 첫 작품의 주역인 만큼 부담감이 크다”면서도 “시즌제 공연은 웰 메이드 작품으로 장기간 흥행하는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용단이 시즌제를 준비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내년도 봄 시즌을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작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경기도립무용단은 다음 달 당장 정기공연 ‘련, 다시 피는 꽃’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그럼에도, 시즌제는 무용수들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두 단원은 입을 모았다. 정 단원은 “시즌제가 잘 돼서 관객의 호응이 좋으면, 다음 연도에 또 할 수 있고 경기도립무용단의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원 역시 “무용은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고 엄청난 연출과 의상 등을 준비하지만, 1~2회 공연에 그치고, 다음 공연을 준비하기에 급급했다”면서 “시즌제는 작품을 더 탄탄하게 만들고, 대중의 기호를 판단해 다음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 무용수도 기량을 보충해서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제의 첫 주인공인 만큼 두 단원의 어깨는 무겁다. 입단 12년차의 베테랑 이 단원조차 여주인공으로 지목됐을 때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그는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면서 “남자주인공의 성공을 이끄는 조력자로 등장하는데, 강인하고 여전사적인 이미지를 많이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단원 역시 영감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나 관련 자료를 찾으면서 공부 중이다.
새로운 색깔을 입은 경기도립무용단만의 매력이 어떻게 발현될지도 관심사다. 지난 5월 부임한 김충한 예술감독은 무용인만을 위한 무용이 아닌 도민을 위한 공연,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를 줄곧 강조했다.
도립무용단의 시즌제를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 단원은 “팸플릿을 미리 보고 작품의 흐름을 감상하는” 공부형을, 이 단원은 “작품을 두려워하지 말고 와서 있는 그대로 즐기고 느낀 대로 해석하는” 자유분방형을 권했다. 한 번 와서 보는 게 어렵지, 한 번 보면 무용의 매력에 끝없이 빠지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 단원은 “시즌제 작품을 매회 보러 오면서 비교하고, 취향에 따라 골라 보면 도립무용단의 공연을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닮은 듯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주인공의 마지막 말은 같았다. “극적인 요소가 많고 영화를 보듯 화려한 무대변화도 많아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겁니다. 도민과 소통하려고 무용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들 보러 와주세요.”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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