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폭력과 연대, 민중, 2019년을 사는 누군가에게는 ‘철 지난’ 구호로 들릴 수 있다. 작가 이상실은 그 철 지난 듯한 단어들이 사실 현시대에도 유효하다며 우리 사회의 묵직하고 민감한 문제를 꺼냈다.
<콜스트링의 겨울>(도서풀판 바람꽃 作)은 2007년 악기 제조회사인 콜트 악기 부당 해고에 맞선 복직 투쟁(2019년 4월 복직 합의)이 배경이다. 권력자의 폭력적 지배욕에 맞서는 민중의 정치학을 담았다.
십 년째 부당한 공장폐쇄와 해고에 맞서 복직 투쟁을 벌이는 금속 노조 ‘콜트스트링’의 노동자들은 우울증에 걸리고, 노숙자로 지내다 생을 마감하고, 복직 투쟁을 하다가 옥상에서 투신자살한다. 또 세월호 참사, 수구와 진보가 대립하는 정치 상황, 납북 가족의 누명 등 우리 사회의 그늘을 다룬다.
작가는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통뿐만 아니라 희망과 위안을 담았다. 결국, 이 작품집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따스함이다. 주동 인물들이 결국 생을 긍정하고 사랑에 이르기 때문이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오히려 그 고통이 타자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한다는 일관된 믿음이 작품을 관통한다. 저자는 “작품마다 우리 사회가 흘린 단면들을 담았다”며 “단면과 단면을 둘러싼 이편과 그편과 저편, 그리고 그 너머에 내포된 의미를 서사에 스며들게 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상실 작가는 2005년 계간 <문학과 의식>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월운리 사람들>과 장편소설<미행의 그늘>이 있다. 인천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소설가 정이현은 “이상실 작가는 시대와 광장의 아픔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여기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실은 각각의 삶과 소우주를 품은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라며 “그들 각각의 고통과 슬픔, 진심에 대해 눈길을 준다. 소설을 읽다 울컥하는 순간을 만난다면 그 진심의 담담하고 강인한 힘 덕분일 것”이라고 평했다.
값 1만3천 원.
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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