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지중화 공사 폐기물 수백t 포천천에 무단 투기

시멘트·아스콘 등 몰래 버려
산책로 일부 막혀 시민들 비난
최근 폭우에 폐수 유입 의혹도
시공사 측 “곧바로 치우겠다”

한국전력공사가 지중화 공사 과정에서 나온 각종 폐기물 수백여 t을 몰래 버린 포천천 둔치 일대. 김두현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중화 공사 과정에서 나온 각종 폐기물 수백여 t을 몰래 버린 포천천 둔치 일대. 김두현기자

인도 보도블록 엉터리 시공으로 말썽을 빚은(본보 10월15일 자 6면) 한국전력공사가 지중화 공사 과정에서 나온 각종 폐기물 수백여 t을 포천천 둔치에 몰래 버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 폐기물로 포천천 산책로 일부가 막혀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포천시와 한전, 시공사, 송상국 포천시의원 등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월부터 포천천 둔치를 전주 지중화 공사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보관하는 야적장으로 몰래 사용하고 있다. 포천시 신읍동 중앙로 1.8㎞(포천삼거리∼농협 하나로 마트) 구간 전주 지중화 공사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들로 주로 시멘트, 아스콘, 쓰고 남은 각종 폐자재, 쓰레기 등이다. 관계법상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한전은 수백여 t에 달하는 폐기물을 포천천 둔치에 불법으로 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둔치로 들어서는 산책로 계단이 각종 폐기물에 막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 내린 폭우로 인해 불법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폐수가 포천천으로 흘러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 A(65)씨는 “어느 때부터인가 산책로에 덤프트럭들이 드나들면서 골재를 실어나르고 밤낮없이 폐기물을 산책로에 쏟아붓고 있다”면서 “공공기관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송상국 포천시의원도 “한전이 시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배짱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를 맡은 시공사도 문제지만 관리감독을 하는 한전도 이 같은 불법 투기를 나 몰라라 하는 것 같다”며 “시와 협의해 폐기물 불법 투기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폐기물 처리업체를 통해 곧바로 치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취재가 시작되자 시 환경지도과는 현장조사와 함께 시공사 측을 불러 폐기물 불법 투기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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