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캠퍼스 3개 대학 시설 무단점용 ‘나몰라라’

市·인천경제청·캠퍼스운영재단
뉴욕주립대·겐트대·유타대 등
2개월 넘도록 사용 연장 방치
경제청 “대학과 협의 진행 계획”

인천시 등이 인천글로벌캠퍼스(IGC) 내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의 시설 무단점용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등 3개 기관은 협약에 따른 대학들의 시설 무상사용 기간이 모두 끝났는데도, 2개월여가 지나도록 무상사용 연장 여부 등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시·인천경제청·재단에 따르면 한국뉴욕주립대, 겐트대 글로벌 캠퍼스, 유타대 아시아 캠퍼스의 IGC 시설 무상사용 기간은 지난 8월 31일 모두 끝났다. 당시 이들 대학은 재단을 통해 무상사용 기간 연장을 인천경제청에 요구했다.

앞서 한국뉴욕주립대는 인천경제청·재단과 한 협약에 따라 2012년 개교 이후 8년간 IGC 시설을 무상으로 썼고, 겐트대와 유타대도 2014년 개교 이후 5년간 IGC 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3개 기관은 이들 대학의 무상사용 기간이 끝난 지 2개월여가 지나도록 무상사용 기간 연장 여부 등을 전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뉴욕주립대·겐트대·유타대는 IGC 시설을 무단 점용한 상태다.

특히 시민 혈세로 이뤄진 시의 출연금 등을 받아 IGC를 운영하는 재단은 그동안 이들 대학의 시설 사용료 산정치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무상사용 혜택을 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사용에 따른 혜택은 결과적으로 예산 지원과 같은 성격인 데도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이들 기관의 결정이 늦어진 것은 한국뉴욕주립대의 연장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 등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협약에 따른 기본 5년과 임의로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한 3년 등 모두 8년의 무상사용 기간을 보냈다. 또 1천명가량의 학생을 모집하면서 IGC 내에서 유일하게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 3개 기관은 한국뉴욕주립대의 무상사용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면, 다른 대학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최종 결정을 고심하고 있다. 시설 사용료 산정치 역시 대학 간 형평성 문제를 불러올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는 게 인천경제청·재단의 입장이다.

다만, 겐트대와 유타대에 대해서는 무상사용 기간을 3년 더 늘려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5년의 무상사용 기간을 모두 사용했던 한국조지메이슨대에 대해서는 한국뉴욕주립대와의 형평성 등을 따져 지난 3월 1일부터 3년을 연장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무상상용 기간이 모두 끝났는데도 연장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맞다”면서 “만약 유상사용으로 결정 나더라도 그 기간만큼을 소급 적용해 사용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인천경제청 내부 방침 정도는 정해졌고, 앞으로 대학 측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재단에서 시설 사용료 산정치를 공개하지 않는 부분은 대학들과 협의를 앞둔 상황에서 예민한 내용을 외부에 알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유상사용 전환 시 이들 대학의 1년 임대료는 뉴욕주립대 6~7억원을 비롯해 3~7억원대로 알려졌다.

김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