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앞두고 장안문지구대 가보니…] ‘수원의 밤’ 안전 지킴이… 25시간 뜬눈

야간조팀 순찰·현장 출동 반복
전화기·무전기 쉴새없이 울리며 日 평균 40~50건 사건처리 일상
“신고 없어도 수시로 순찰 돌아 안전한 밤 위해 치안활동 집중”

20일 0시25분, 수원중부경찰서 장안문지구대에서 양희창 순찰1팀장(가운데)이 무전을 통해 사건을 지휘하고 있다. 채태병기자
20일 0시25분, 수원중부경찰서 장안문지구대에서 양희창 순찰1팀장(가운데)이 무전을 통해 사건을 지휘하고 있다. 채태병기자

“장안문지구대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경찰사(史)를 되새기고자 제정한 ‘경찰의 날(10월21일)’을 하루 앞둔 20일 0시 찾은 수원중부경찰서 장안문지구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이곳에는 약 50명(4개 순찰팀)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야간근무는 순찰1팀 소속 12명의 경찰이 맡았다.

야간근무 팀은 전날 오후 6시30분부터 이날 오전 6시30분까지 총 12시간 동안 약 12만 명(송죽ㆍ영화ㆍ조원ㆍ정자2동)의 수원시민이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건물 1층에 있는 약 140㎡ 규모의 사무실에는 순찰팀장과 전화신고를 받을 최소한의 인원 2명만 남아 업무에 열중, 그다지 큰 사무실이 아니었음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 텅텅 빈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무실 내 전화기와 무전기가 쉴 새 없이 울리며 빈 공간을 소리로 가득 채웠다.

이날 장안문지구대에는 미성년자 음주와 주취자 소란 및 배회 등에 대해 조치를 해달라는 신고가 반복 접수, 4대의 순찰차가 사건 종결 후 전산으로 행정업무를 처리하고자 잠시 지구대에 들릴 때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외부 순찰과 현장 출동을 반복했다. 장안문지구대의 경우 야간근무 기준 하루평균 40~50건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 중이다.

경찰들은 밤을 새우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사건을 처리하면서도 이 같은 노력으로 인해 시민들이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체력적으로 전혀 힘들지 않지만, 소위 ‘진상 짓’을 하는 악성 민원인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지치게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출동했던 한 경찰은 민원인이 경찰 제복을 입고 있음에도 “경찰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우기는 탓에 경찰공무원증을 가지러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올해 4월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곽기호 순경(30ㆍ여)은 “한 번은 여성이 술에 취한 채 하의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다 입건됐는데 당시 여경이 나 혼자라 담요를 들고 한 시간 넘게 여성의 하반신을 가려줘야 했다”며 “힘들 때도 있으나 야간에도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는 생각을 하면 이보다 보람찬 일은 없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야간근무를 지휘한 양희창 순찰1팀장(52ㆍ경위)은 “사건 신고가 들어오지 않을 때에도 2인1조 순찰대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수원’ 실현을 위해 모두가 잠든 밤에도 치안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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