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대 빵집 ‘김영모과자점’서 첫발 총괄셰프로 직원 200여명 진두지휘
독립 선언 평촌 학원가에 가게 열어 안양 이어 광명·신도림·수원에 점포
성공 비결은 최고의 재료와 정성·맛 자신의 노하우 후배들에 전수 계획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 멀리 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30여 년 제빵 외길을 걸어온 이학순 ‘이학순베이커리’ 대표(48)가 굽는 빵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대형 프랜차이즈 대신 개성 있는 동네빵집이 살아나고 대형화된 개인 빵집도 많아져 자칫 또 다른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요즘이지만, 이학순 대표는 항상 함께 사는 법을 모색하고 있다.
1990년, ‘손재주가 있으니 제빵을 한번 배워보지 않겠느냐?’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작은 제과점에서 2년간 일을 배웠던 이 대표는 서울 3대 빵집으로 유명한 김영모과자점에 입사해 25년간 제빵 일에 매진했다. 총괄셰프를 맡아 200여 명의 직원을 통솔하던 그는 아내와 함께 직원 3명을 데리고 안양 평촌 학원가에서 창업하게 되고 2015년, 마침내 그의 이름을 내건 ‘이학순베이커리’가 탄생했다.
안양 평촌본점부터 광명아브뉴프랑점, 신도림디큐브시티점, 최근 문을 연 수원지지대점까지 숨 가쁘게 사업을 확장해온 이 대표는 ‘아빠와 엄마의 마음으로 빵을 굽는다’는 초심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 대표는 “아들이 아토피를 앓고 있어 먹는 것에 무척 민감하다”며 “그런 아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빵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히 그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최상의 재료다. 국내 제분업체와 함께 이학순베이커리만의 제빵전용분을 개발했고, 목초를 먹여 키운 우유버터, 친환경계란, 100% 우유로 만든 생크림, 신안천일염 등 믿을 수 있는 재료로 고유의 맛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학순표’ 빵 맛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갓 구운 빵은 원래 다 맛있다. 그러나 다음날 먹었을 때도 맛있는 빵을 만들고 싶었다”며 “수분함유율을 높이기 위해 식빵을 만들 때도 5번의 반죽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아온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이학순 대표의 꿈이자 목표이다. 그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자 그는 수원지지대점에 직원들을 위한 세미나실을 마련했고 ‘앨리스가든’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앞으로 직원들이 창업하게 될 때 그 브랜드를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처음 빵집을 열었을 때 김영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빨리 성장할 수 있었기에 ‘이학순 출신’들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면서 “앞으로 제과·제빵인들이 서로 이끌어주고 같이 사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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