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찰 첫 ‘여성 경무관’ 독립운동가 황현숙 선생

1948년 ‘여자경찰과’ 과장 특채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에 오른 최초의 여성이 독립운동가 황현숙 선생(1902~1964)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경무관은 1948년 당시에도 경찰 총수 바로 아래 지방경찰청장급에 해당했던 고위 계급이었다. 남성 중심의 사회분위기가 강했던 시대에 경찰 고위직에 오른 황 경무관은 ‘유리천장’을 깨뜨린 최초의 여자 경찰로 역사에 남게 됐다.

경찰청은 황 선생이 1948년 11월 경무관으로 특채돼 당시 치안국 ‘여자경찰과’ 과장에 임명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최초의 여성 경무관은 2004년 경무관으로 승진한 김인옥 씨로 알려졌으나, 황 경무관이 특채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여성 1호 경무관’ 타이틀의 주인도 바뀌게 됐다.

여자 경찰의 역사는 1946년 7월 경무부 공안국에 여자경찰과가 신설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서울과 대구, 부산, 인천 등지에 여자경찰서가 설치, 여자 경찰들은 사회적 약자 보호와 여성 관련 사건 처리 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여성 권익 향상에 앞장섰던 신여성들과 독립운동가 출신들이 여자 경찰로 활동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서울여자경찰서장을 지낸 안맥결 총경, 유관순 열사의 올케이자 대구여자경찰서장을 지낸 노마리아 경감 등이 있다.

황 경무관은 이 중에서도 가장 계급이 높았다. 당시 경찰 계급은 치안국장인 이사관, 치안국 과장급인 경무관, 경찰서장급인 총경과 경감 등으로 구성됐다.

1902년생인 황 경무관은 유관순 열사와 함께 수감되기도 했던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1919년 3월20일 충남 천안 입장면에서 만세운동을 이끌다 공주형무소에 갇혔고, 이때 유관순 열사와 함께 복역했다. 정부 수립 후 초대 내무장관 윤치영의 권유로 경찰에 입문한 그는 1950년 퇴임 이후에는 조선여자국민당 등에서 활동하다 1964년 10월20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여성 5명을 포함한 총 55명의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조국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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