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윤수천, 등단 45주년 기념 <윤수천 동화선집>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아마도 문학을 한 일이 아닌가 싶다. …외롭고 쓸쓸할 때 손을 잡아준 것, 삶에 회의를 느꼈을 때 힘이 되어 준 데 있다. 문학은 참으로 고마운 친구였고 연인이었고 존경하는 스승이었다.”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윤수천(77) 작가의 등단 45주년을 기념하는 <윤수천 동화선집>(지식을만드는지식作)이 나왔다. 기 출판된 선집에 사진과 연보를 추가했다. 우리 나이로 여든을 바라보는 동화작가가 지나온 삶과 그가 사랑한 문학, 동화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책에는 현실적 소재를 바탕으로 희망과 용기를 노래하는 작가 특유의 시선이 담긴 동화 16편이 실렸다. 허전한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자연과 친구가 되는 길을 알려주는 이야기들이다. 그림 없이 텍스트로 실려 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아이들만을 위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어른들에게도 좋은 삶이 표본이 되어준다.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과 맞닿았다.

작가의 동화는 주제가 뚜렷하고 희망의 노래가 가득하다. 고난과 역경을 보여주되 그것을 뛰어넘을 용기와 의지를 제시한다. 동심과 함께 예리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윤수천만의 풍자도 담겨 있다. <도깨비 마을의 황금산> <공룡 크니> <소는 왜 풀을 먹고 사나>에서는 희극적으로 물질만능주의의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반성적 의식이 담겼다.

작품과 함께 선집에 포함된 사진은 마흔다섯 해 동안 문학과 함께한 작가의 생애와 문학도를 꿈꾼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감동을 더한다.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 가족과 함께한 일상 등의 사진에 큰 여운이 남는 것은 그의 동화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가 가족이기 때문일 테다.

“몇 편이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쓴다면 이 또한 삶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는 겸손함으로 출판 소회를 밝힌 작가는 1974년 동화 <산마을 아이>로 소년중앙문학상에 입상, 1976년 동시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활동하며 한국 아동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품 중 <할아버지와 보청기> <꺼벙이 악수>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누나의 생일> <쫑쫑이와 넓죽이> <바람 부는 날의 풀> 등 동화와 동시, 시 등이 교과서에 다수 실렸고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자문위원과 수원문인협회 고문을 맡는 등 창작ㆍ문단 활동 외에도 15년째 지역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평론가 박연옥 해설집에서 “아직 등불을 발견하지 못해 어둠 속에서 서성이는 사람이 있다면 윤수천의 동화책을 건네주자”며 “윤수천 동화, 그 마음의 가게에는 매일같이 등불을 켜는 할아버지가 한 사람 있다”고 평했다. 값 1만5천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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