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IPA)의 ‘남의 집 살이’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자체 사옥이 없어 연간 1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쓰는 IPA의 사옥 건립 계획이 예산 부족, 골든하버 사업 지연 등의 이유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IPA에 따르면 IPA는 인천 중구 정석빌딩 건물 일부(1·2·5 전층, 6·7층 일부 총 6천939㎡)를 사옥으로 쓰고자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에 2019년 임대료로 11억1천900만원을 지급했다.
IPA가 설립 시기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총 110여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지출한 것이다.
앞서 IPA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배후 부지인 ‘골든 하버’에 독자사옥인 ‘인천월드마린센터(IWMC)’를 만들고자, 지난 2017년부터 타당성에 대한 용역 등 사업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늘어나는 부채에 IWMC 사업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인천 신항 건설과 배후단지 조성 등으로 현재 부채 규모가 1조원에 달해 자금 조달이 힘든 상황에서 골든하버 사업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런데도 IPA는 IWMC 건립 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항만업계에서는 IPA의 사옥 건립에 대한 의지부족과 신 사옥 건립에 대한 고집이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채도 많은 IPA가 100여억원이 넘는 돈을 지금껏 임대료로 쓴 것은 잘못됐다”며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기존 1·2국제여객터미널을 활용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사옥의 필요성은 알지만, 현재 여건상 무리하게 이전하거나 건물을 매입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골든하버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최근 생겨나고 있어, 사업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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