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절반 안전화 없어
8월 ‘핸드쟈키’에 발 깔려 부상
관리자 재촉 위험 현장 내몰아
“인천의 쿠팡 사업장에서 1주일에 청년 1명씩 다친다고요?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하루에 1명이상씩 다치고 있을 겁니다.”
인천의 쿠팡 사업장에서 2년 3개월간 근무한 A씨(22)는 1주일에 청년 1명 이상이 다친다는 산업재해 분석 자료에 어이없다는 표정부터 보이며 이 같이 말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최근까지 쿠팡 인천메가물류센터와 인천6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무거운 물건을 주로 다루는 쿠팡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안전장비는 면장갑과 안전화가 전부다. 그러나 안전화는 항상 수가 부족해 아르바이트생의 절반 이상이 신지 못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도 가장 최근인 지난 8월 5일 쿠팡 인천6물류센터에서 안전화를 신지 못해 발을 다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바쁘고 시끄러운 현장에서 그의 발에 시퍼런 멍을 남긴 것은 무거운 물품을 옮기는 데 사용하는 핸드쟈키다. 앞을 보고 밀어서 사용하는 핸드쟈키를 시간에 쫓겨 끌고 다니는 일이 자주 일어나다보니, 쿠팡 사업장에서 핸드쟈키에 발이 깔리는 사고 역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는 “시간에 쫓기는 근무환경, 부족한 안전장비 등이 쿠팡 사업장의 산재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안전장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빨리하라고만 하는 관리자의 재촉이 현장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했다.
A씨는 지난 4월 쿠팡의 한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사고도 문제 삼았다. 당시 물품을 꺼내려던 한 노동자는 2m 높이의 진열장에 발을 딛고 올라가다가 떨어져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에 대해 A씨는 딛고 올라갈 발판이 부족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고 직후 해당 물류센터에서는 발판을 부랴부랴 추가로 마련했다.
A씨는 “산재에 대한 사후약방문식 조치가 이뤄는 것도 쿠팡 사업장의 큰 문제”라며 “쿠팡은 산재 발생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 미리미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선민지 인천청년유니온 조직위원장은 “쿠팡의 빠른 배송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노동자들의 위험한 근무환경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쿠팡도 이를 알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에 대한 쿠팡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김승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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