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간지 제작사 ‘블랭크’ 콘텐츠커머스 선두…3년새 매출 2900% 폭풍성장

임경호 커뮤니케이션 총괄 “아티스트와 중소기업 위한 상생 기업”
바디럽, 블랙몬스터, 공백0100 등 20여개 자체 브랜드 운영
품질 보장 위해 KOTITI시험연구원과 협약도

▲ 임경호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고간지’를 제작한 블랭크코퍼레이션을 아티스트와 중소기업을 위한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뒤로 블랭크의 캐치프레이즈가 쓰여 있다. “Find the empty blank, unknown blank. fill the blank. blank corp.” “빈 곳을 찾아라, 모르는 빈 곳을 찾아라. 빈 곳을 채워라” 정도로 해석된다. 사진/민현배기자
▲ 임경호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고간지’를 제작한 블랭크코퍼레이션을 아티스트와 중소기업을 위한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뒤로 블랭크의 캐치프레이즈가 쓰여 있다. “Find the empty blank, unknown blank. fill the blank. blank corp.” “빈 곳을 찾아라, 모르는 빈 곳을 찾아라. 빈 곳을 채워라” 정도로 해석된다. 사진/민현배기자

‘고간지’가 동영상 사이트에서 ‘핫’하다. ‘고등학생 간지대회’ 일명 고간지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간지 있게 옷 잘 입는 젊은 패션니스트 중 최고를 뽑아보자는 취지인데 1등 상품이 통 크게도 무려 벤츠 자동차(부모님 선물), 연봉 1억 원까지 준다. 상품도 상품이지만, 명품과 협업하고 자기만의 브랜드 론칭 기회까지 부여하니, 옷 좀 입는다고 소문난, 자부하는 패션니스트에게 탐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사회는 우주대스타 ‘김희철’이라니. 스펙만 보자면 지상파, 유명 케이블 방송 콘텐츠인데, 제작사는 이름도 생소한 스타트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이다. 알고 보니 이 회사 방송 콘텐츠가 주력이 아니었다. 사실, SNS를 통해 큰 인기 누린 ‘마약베개’(제조사 바디럽), ‘악어발팩’(닥터원더)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500억 원이 안 되던 매출이 1년 만에 1천억 원을 넘어 성장세가 눈부시다. 블랭크의 임경호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임직원 평균 연령 29.8세의 젊은 맨 파워가 넘치고 있다며 회사를 소개했다.

■ 고간지 시즌 1이 끝났는데도 인기가 여전하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고심 중이다. 시즌 2가 나올 수도 있고, 다른 연령대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 전혀 다른 콘텐츠도 후보에 있다. 무엇보다 당분간 쉬면서, 시청자들이 고간지를 통해 받은 패션의 영향을 누릴 시간을 갖길 바란다. (시작한 계기는?) 패션에 관심 많은 어린 친구들에게 그들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생태계를 조성해 주고 싶었다. 1990년~2000년대 태어난 10·20세대 사이에서 패션은 굉장한 관심거리다. 쇼핑몰을 분석해보면 패션 카테고리에서 체류 시간이 많다. 최근엔 이들의 명품 소비가 늘어난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아낀 돈으로 명품을 산다. 화장, 뷰티에 대해 여학생은 물론 남학생들도 관심이 많다. 이들이 마음껏 놀고, 명품과 협업하고 나아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까지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고간지’다.

■ 주력사업인 ‘콘텐츠 커머스’는 무엇인가?

블랭크는 콘텐츠와 커머스를 융합한 ‘콘텐츠 커머스’를 영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결핍을 해소하고, 일상의 빈 곳을 메울 수 있는 상품만을 기획한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SNS채널에 콘텐츠와 함께 유통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바디럽, 블랙몬스터, 공백0100 등 리빙, 패션, 식음료 등 일상생활 전반을 다루는 20여 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품가짓수는 300여 개에 달한다. 특히, 숙면제품, 뷰티제품, 리빙제품, 간편식 등 분야에 누적판매량 100만 개 이상을 달성한 히트작이 다수 포진돼 있다. 2018년 연매출은 1천263억 원으로, 설립 후 3년 새 2천900%의 전무후무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등학생 간지대회 시즌1의 마지막 회 모습. 13명의 고등학생 중 유비가 최종 우승자가 됐다. 유비에겐 연봉 1억 원, 부모님께 드릴 효도 선물(벤츠)과 함께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론칭할 기회가 부여된다. 고간지는 고등학생들이 패션 스타일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사진/동영상 캡처.
▲고등학생 간지대회 시즌1의 마지막 회 모습. 13명의 고등학생 중 유비가 최종 우승자가 됐다. 유비에겐 연봉 1억 원, 부모님께 드릴 효도 선물(벤츠)과 함께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론칭할 기회가 부여된다. 고간지는 고등학생들이 패션 스타일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사진/동영상 캡처.

우리는 제조협력업체와의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상생 시너지를 발휘한다. 제품의 기획은 블랭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며, 생산과 제조는 역량 있는 제조사와 협업한다. OEM방식으로 제조사의 제조역량과 기술이 담긴 제품을 실현하고 판매해 이익을 발생시킨다. 공유가치를 만들어 제조사와 상생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약 90여 곳의 중소제조사와 협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품질강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제조사의 기본적인 역량과 신뢰도를 한 층 끌어올리고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블랭크의 ‘콘텐츠 커머스’ 모델이 시장에 끼친 영향은?

블랭크의 사업 모델로 소비자의 구매 패러다임이 바뀌고 변하는 걸 느낄 수 있다. 소비자가 특정 온라인 쇼핑몰이나 플랫폼이 아니라 SNS에서도 물건을 발견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 트렌드를 창출한 것이다. ‘발견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와 쉬운 구매 편의성이 더해지며 하나의 소비 시장이 창출됐고, 현재, 약 12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블랭크의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 커머스’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 1년 동안 매출액이 144% 성장했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커머스 사업이 커지면서 매출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해외 영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에 진출했고 베트남과 태국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확장을 해도 무엇보다 품질 보장이 우선이다. 블랭크의 사업 모델을 카피한 후발 주자들이 작년부터 크게 늘었다. 하지만 불량 제품이 속출하면서 소비자 피로도가 쌓이는 것으로 안다. 블랭크는 품질 강화를 위해 국가공인시험기관 KOTITI시험연구원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문 연구원과 제조사 현장 점검을 하고, 정기적 기관 검사도 하면서 중간-사후 품질관리를 할 예정이다. (브랜드 제작 기준이 있나?) 대중의 결핍을 반영하고, 그것을 디지털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디지털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 스타트업으로 어려움은 무엇인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갑자기 직원이 늘고, 주변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나가야 할 길이 있다. 다른 기획, 다른 콘텐츠를 항상 고심한다. 회사에는 젊은 에너지가 폭발하고 있다. 임직원의 평균 연령은 30세가 안 된다. 남대광 대표가 3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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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호 총괄이 블랭크에 입사해서 우선 한 일이 블랭크의 복지를 알리는 것이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내 편의점과 카페에서 직원들은 마음껏 쉴 수 있다. 또, 회사가 금액을 지원해주는 ‘강제적인’ 해외여행은 직원들이 애정하는 복지 아이템이다. 사진/민현배기자

■ 블랭크의 복지가 화제가 된 적 있다. 실제로 어떤가?

남대광 대표가 회삿돈을 들여 직원들에게 강제로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사내에 무료 편의점도 있고, 카페도 있다. 상담사 두 명이 상주해 있다. 직원들이 힘들면 언제든지 방문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이 SNS를 통해 뜨면서 회사 이미지가 좋아졌다. 복지를 강조하는 남 대표는 자기만의 인재상이 있다. 직원들이 ‘이타적 이기주의자’가 되길 주문한다. 남 대표는 직원들이 프로가 되라고 한다.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이 함께 가는 동반 성장을 하자는 의미다. 이런 철학과 복지 때문인지 남 대표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는 꽤 높다.

■ 블랭크의 비전은 무엇인가?

상생? 남 대표가 계획이 있겠지만(웃음)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블랭크의 미래는 상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블랭크가 추구하는 콘텐츠가 나와 남을 위한 것 아닌가. 고간지가 그렇고, 브랜드 사업이 그렇다. 아티스트를 위한 블랭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블랭크, 직원의 성장을 위한 블랭크.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고 미래가 아닐까 싶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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