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지금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미래 꿈꾼다

대한민국의 교육열, 가히 뜨겁다. 이토록 ‘뜨거운 교육열’ 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그들의 부모와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 자발적인 교육열이 아닌 만들어지는 교육열인 셈이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그토록, 왜, 열심히 시키는 것일까?

대부분의 부모는 ‘우리 아이, 잘 되라고’, ‘내가 공부 안했던 것이 후회 되서’, ‘지금 안하면 나중에 후회하니까’ 라는 식의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고, 더군다나 잘해야만 성공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우리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남들도 열심히 하는 학원을 다니게 하고 과외를 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아이들의 몸은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물론, 이것이 틀렸다고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스스로 묻고 답해야한다. 분명한 것은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산업이 바뀌었고 환경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불안하고 막연하다보니그냥 예전에 하던 대로, 경험을 답습하여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공부만 잘 하면 허용되고, 성적만 좋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처럼 자라게 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어느 다큐에서 이런 구절이 흘러나온 것이 문득 기억이 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원하는 길을 걸어가며, 그 과정이 즐거울 때 우리는 행복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아이들은 행복할까?

지난 4월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OECD 주요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고 한다. 참 씁쓸하기 짝이 없다. 지금이 힘들다는 아이들과 조금만 버티라는 사회, 엇박자다. 아이들의 문제는 종종 나중의 일로 취급당한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을 미래의 희망이라고 부르며 그들의 문제를 ‘나중에’, ‘어른이 돼서’ 잘 살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문제로 논한다. 하지만 그들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나중이 아닌 지금,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외쳤던 한마디를 기억하는가?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잡아라,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 하라는 뜻이다. 현재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의 삶에서는 미래에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어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찾아주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다양한 삶의 모양을 보여주는 것. 스스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화성시가 나아갈 방향도 이 모습과 다르지 않다. 화성시의 외적성장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앞선 세대의 우리가 경쟁과 노력으로 성장을 이루었다면 이제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터전을 물려주어야 한다.

지금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아이가 행복한 우리 사회의 초석이 아닐까.

김홍성 화성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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