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TX-D, 차분하고 냉정하게

정부가 지난달 31일 야심차게 ‘광역교통 2030비전’을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10년 후 수도권 내 출퇴근시간을 30분대로 단축, 통행비용 최대 30% 절감, 환승 시간 30% 감소하는 것이다. 정부의 대책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추가적인 광역급행철도 노선의 검토다. 인천시는 발 빠르게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용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급한 청사진의 제시는 선심성공약이라는 질책을 면하기 어렵다. 현실성과 타당성에 기초해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게 대처하는 선진 행정의 모습이 필요한 때다.

정부가 발표한 광역철도 수혜지역 확대를 위한 서부권 신규노선 검토계획은 인천시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다. 만약 신규노선 계획이 적극 검토되면 지역은 김포, 검단, 하남지역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GTX-B노선이 지난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지역이 수혜지역이지만 인천 서북부 지역은 수혜범위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인천의 균형발전에 인천 서북부를 통과하는 GTX-D노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과제다.

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SNS를 통해서 이미 광역급행철도를 위한 구상을 마련 중이며 최적 노선 발굴을 위한 용역 예산수립까지 진행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국토부장관과 서울시장을 만날 것이며 긴밀한 협의를 통해 청사진을 만들어 가고 자세한 추진 상황은 11월 22일 미래이음정책을 발표하면서 공개하겠다고 했다. 국토부가 공식적으로 신규 GTX-D노선을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감한 행정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자칫 선심성 공약으로 그치면 시민의 실망과 허탈함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GTX-D노선은 실제로 첫 단계인 법정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고 앞으로 검토하겠다는 수준이다. 그래서 국토부도 GTX-D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재원 확보나 수익성 검증절차인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절차 등 추진과정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새로운 GTX노선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다른 GTX 노선들도 10년 만에 겨우 첫 삽을 떴거나 예타만 통과했을 뿐 앞으로 넘어야 하는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설익은 새로운 노선의 성급한 추진과 청사진 발표로 자칫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의 과열 등 부작용이 크게 우려된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선심성 대책으로 접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예측하고 차분하게 준비하되 현실성 있게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에 시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지역화폐인 e음카드와 같은 선심성 행정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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