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저 벌판에 로봇랜드가 들어설까요.”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로봇타워에 입주한 박정열 아현산업 대표(57)는 수년째 표류하는 로봇랜드 사업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대표는 로봇랜드 조성 사업의 목적으로 2017년 6월 지어진 로봇타워에 입주한 뒤 원자력 발전소에 도입할 작업용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로봇타워에 입주할 때만 해도 로봇랜드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봤지만, 공사는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월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라 그나마 버티면서 로봇랜드 사업이 정상화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허허벌판에 로봇타워와 로봇R&D센터만 덩그라니 있고 대중교통과 편의시설 등 인프라도 열악해 입주기업들도 독자생존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로봇랜드 조성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하면서 로봇타워에 입주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6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18년 11월 로봇랜드 조성 사업 정상화를 위해 산업·주거용지를 확대하는 등 사업 실행계획 변경을 추진했다.
시는 로봇랜드 테마파크 등 유원시설 부지를 34만3천9650㎡에서 6만3천175㎡로 축소하는 사업 실행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이 변경안에는 상업용지와 주거용지 등 부대시설 부지를 12만8천79㎡에서 20만8천753㎡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 실행계획 변경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지만 1년이 넘도록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산자부가 주거용지 확대와 관련해 테마파크 위주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기존 계획과 차이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시는 산자부가 2019년 상반기 이 변경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고, 오는 2020년 1월 로봇랜드 조성사업 2단계 기반·공익시설 착공 계획을 세웠지만 공사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봇타워에 입주한 기업들은 열악한 인프라로 인한 어려움과 사업 백지화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김재철 ㈜케이로봇 대표는 “주위에 편의시설도 없고 출퇴근 버스도 1대 밖에 없어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많다”며 “로봇랜드가 안들어 오다 보니 로봇타워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산자부와 변경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실행계획 변경안 승인이 나는대로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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