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맞고 성폭력까지… 피멍드는 어린선수들

초중고 선수 인권실태 조사 결과
응답자 3.8% “성폭력 당했다”
선배·친구에 당하는 경우 많아

‘학생 운동선수’가 각종 폭력에 멍들고 있다. 특히 2천 명 이상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히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학생선수가 있는 전국 5천274개교의 초중고 선수 6만3천211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5만7천557명 중 3.8%인 2천212명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9천35명(15.7%)은 언어폭력을, 8천440명(14.7%)은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초등학생 선수 중 신체폭력 경험자는 2천320명(12.9%)이었고, 주요 가해자는 지도자(75.5%)와 선배 선수(15.5%) 등이었다.

중학생 선수는 응답자의 15.0%(3천288명)가 신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선수 중 1천71명(4.9%)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누군가 자신의 신체를 강제로 만지거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고 강간 피해(5건)나 성관계 요구(9건)를 당한 사례도 있었다. 가해자는 주로 동성의 선배나 또래였고, 피해 장소는 숙소나 훈련장이 많았다.

고등학생 선수는 2천832명(16.1%)이 신체폭력을 겪었다. 이는 일반 고등학생 학교 폭력 경험 비율(6.3%)의 2.6배 높았다. 또 2천573명(14.6%)이 언어폭력을 경험했으며 703명(4.0%)이 성폭력을 경험했다.

인권위는 학생 선수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지만 공적인 피해구제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장시간 과도한 훈련으로 학습권과 건강권은 물론 휴식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 체계를 정교화하고 상시 합숙 훈련이나 합숙소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정례화하도록 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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