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들 불쾌감 호소
18년동안 선사 5개 늘었지만 심사직원은 겨우 2명만 늘어
“인력확충 등 대책마련 시급”
“다음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할 만큼 출ㆍ입국 심사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불편 때문에 한국(평택항)에 첫발을 밟을 때부터 불쾌합니다”
짧게는 13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동안 중국에서 카페리를 타고 평택항에 온 중국 관광객들은 입국 심사에만 6~7시간이 걸리는 불편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7일 오전 8시30분 평택항. 승객 906명을 태우고 하루 전인 6일 오후 5시54분에 중국 룽청(영성)항에서 출발한 영성대룡해운의 카페리 ‘오리엔탈 펄 8호’가 아침 바닷물살을 가르고 부두에 접안했다.
이어 30분 뒤에 하루 전 오후 8시 24분 승객 353명을 태우고 중국 웨이하이(위해)항을 떠난 평택교통훼리의 ‘뉴 그랜드 피스 호’가 평택항에 도착했다. 국제터미널 앞에는 이들을 태우고 서울 등지로 향할 관광버스 20여 대가 2줄로 대기했다.
오전 9시. 관광객 인원 점검 등 시스템 준비를 마친 ‘수원출입국ㆍ외국인청 평택항만출장소’ 직원들이 입국심사를 시작했다. 입국장 심사대를 빠져나와 피켓에 적힌 집결 장소로 이동하는 관광객들의 얼굴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편치 않은 여행의 잠자리와 밤국장 새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에서 오는 피로함이라기 보다 더딘 입국심사가 주는 짜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수원출입국ㆍ외국인청 평택항만출장소는 오전 입국심사에 직원 6명을 투입해 설치된 심사대 6개를 모두 가동했다. ‘오리엔탈 펄 8호’에 이어 ‘뉴 그랜드 피스 호’의 마지막 승객까지 입국심사를 마친 것은 12시 45분. 1천261명 밖에 안 되는 승객의 입국 수속에 3시간 가량이나 소요된 것이다.
입국심사가 지체되는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여객터미널, 선사, 여행사 관계자들은 “승객이 2천 명을 훌쩍 넘는 다른 요일과 비교하면 오늘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출국심사의 불편한 사정도 입국심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후 4시30분께.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입구. 7시54분 평택항에서 중국 룽청항을 출발하는 ‘오리엔탈 펄 8호’에 탑승하기 위해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수백여 명의 관광객이 빼곡히 서 있었다. 한 손에는 표, 다른 한 손은 짐 가방을 든 이들은 선사 관계자의 검표를 받으며 기약 없는 수속에 피로감을 보였다.
특히 국제여객터미널 안에 마련된 400여 석의 의자가 가득 차면서 나머지 800여 명의 관광객들은 선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오리엔탈 펄 8호’로 출국할 승객은 모두 1천100여 명이다.
A선사의 한 관계자는 “인적, 물적으로 많은 노력으로 어렵게 유치한 관광객들이 입ㆍ출국심사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불편 때문에 다시는 평택항에 오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항만전문가 B씨는 “2001년에 1개 선사가 카페리를 출항할 때 7명이던 출ㆍ입국 심사 직원이 18년이 지나 선사가 5개로 증가했음에도 직원은 9명으로 2명 밖에 확충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면서 “인력확충과 함께 ‘수원출입국ㆍ외국인청 평택항만출장소’를 ‘평택출입국ㆍ외국인청’으로 조직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 출입국 심사과 관계자는 “승객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인력 증원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명호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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