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자구역, 해외보다 경쟁력 ‘뚝’

KDI ‘신산업 혁신방안’ 발표
싱가포르·두바이 지수 75대
市·부산·진해 등 62대 머물러
법인세 감면 혜택 폐지 영향 커

인천 등 국내 경제자유구역(FEZ)의 경쟁력이 해외 경자구역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이 발표한 ‘신산업 육성 거점 경제자유구역 혁신방안’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지수는 62.6으로 싱가포르(75.9), 두바이(75.1), 아일랜드(68.9) FEZ보다 낮았다.

부산·진해, 대구·경북, 충북, 동해안권 등 국내 FEZ의 경쟁력지수도 모두 62대에 머물렀다.

FEZ 경쟁력지수는 시장 매력도·투자 효율성 등 경제적 측면과 국가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치다.

국내 FEZ의 경쟁력이 떨어진 원인에는 법인세 감면 혜택 폐지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지난 1월 정부는 FEZ 내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소득세 감면 혜택을 폐지했다.

현재 국내 법인인세율은 24.2%(국세 22%·지방세 2.2%)로 싱가포르(17%), 아일랜드(12.5%), 두바이(0%)와 비교해 높다.

외투기업이 해외에 투자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법인세 혜택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FEZ의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

지역과 산업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인센티브 제도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외투기업에 지방세(최장 15년)와 관세(수입자본재 5년), 국공유지 임대료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외투기업에 대한 현금지원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도 있지만, 지역과 산업적 특성을 고려한 인센티브 제도는 없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지역본부 역할 기업(15% 세율), 글로벌본부 기업(0~10%), 신산업분야 투자기업에 저세율을 적용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싱가포르는 국내와 달리 현금지원도 연구개발, 직업훈련, 생산성 혁신 인센티브 등으로 구분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 금융, 교통, 통신, 해상·항공 운송 등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 진입규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국내 FEZ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박 KDI 연구원은 “해외 사례처럼 지역과 산업별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FEZ가 신산업 거점 역할을 하려면 규제 특례 지역 선정 등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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