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 방지’ 경기도 2층 버스 직접 타보니…] 안전띠 착용 ‘사각지대’… 위험한 질주

안내 방송만 할 뿐 확인 불가… 정차 전 이동 아찔한 상황도
경찰 관계자 “승객 안전 인식·습관 중요… 관련 홍보 강화”

수원역과 사당역을 오가는 7770번 2층 버스 내부의 모습. 2층의 경우 1층보다 공간이 협소해 사고 발생 시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어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승객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채태병기자
수원역과 사당역을 오가는 7770번 2층 버스 내부의 모습. 2층의 경우 1층보다 공간이 협소해 사고 발생 시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어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승객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채태병기자

교통사고 발생 시에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버스 입석 탑승을 방지하고자 도입된 ‘경기도 2층 버스’가 정작 2층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오전 탑승한 7770번 2층 버스에는 승객이 몰리는 출근시간이 지난 탓인지 20여 명의 손님만 탑승하고 있어 한적한 모습이었다. 7770번 노선의 경우 15분 간격(첫차 새벽 4시30분ㆍ막차 새벽 3시40분)으로 하루 동안 90회가량 쉴 새 없이 서울 사당역과 수원역을 오가는 노선이다. 현재 이 노선에는 경기도 2층 버스 6대가 투입돼 운행되고 있다.

이날 버스에 탑승하고 나서 2층 좌석을 이용하고자 2층으로 올라가자 4명의 승객이 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버스 2층의 가장 뒷좌석으로 이동하면서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살폈지만, 4명의 승객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다. 해당 버스가 사당역에서 경기도인재개발원에 도착하는 약 50분간 10여 명의 승객이 2층 좌석에 탑승하고 내리기를 반복했으나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일부 승객은 버스에서 하차할 때 차량이 정류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더욱이 버스의 2층은 1층보다 공간이 협소해 교통사고 발생 시 내부 구조물과의 연쇄 충돌로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어 보였다.

버스업체 관계자는 “버스의 2층에도 승객 좌석을 비추는 CCTV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실시간으로 보긴 어려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1층과 달리 2층의 경우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버스가 이동하기 전 방송을 통해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을 안내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모든 도로에서 차량 내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된 후 특별단속기간을 정해 버스와 택시 등에 대한 단속도 진행 중”이라며 “안전벨트 착용은 차량 탑승자가 안전을 위해 스스로 인식하고 습관화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홍보 등을 적극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도입된 ‘경기도 2층 버스’는 17개 시ㆍ55개 노선에서 200여 대가 운행되고 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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