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졸업하더라도 학교에서 먹는 ‘아침밥’은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13일 오전 8시, 수원 경기대명고등학교 학생생활안전부에서 ‘밥솥’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돌아가고 있었다. 이른 시간 출근한 선생님들은 앞치마를 차려입고 10인분이 넘는 아침 밥상을 차리느라 분주했다.
30분쯤 지나 만난 김유진 학생(20)은 “입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학년이 다른 여러 친구와 아침밥을 먹고 있다”며 “식사도 맛있지만, 선생님과 학생 간의 문턱을 없애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라 감사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옆자리에 앉은 전찬미 학생(18) 역시 “평택 집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다”며 “평소에 아침밥을 잘 챙겨 먹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꼬박꼬박 먹다 보니 건강이 좋아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대명고는 지난 2017년부터 3년째 월드비전 경기남부지역본부가 추진하는 조식지원사업 ‘아침머꼬’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14명의 학생들은 교사들이 직접 만든 김치볶음밥을 먹으며 오순도순 대화를 나눴다. 교사들은 학기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손수 식단을 고민해 조식을 마련한다. 영어 과목을 담당하는 김지윤 교사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며 “언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대신 따뜻하고 든든한 집밥을 먹이자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밥상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월드비전은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꿈 디자이너 ▲위기아동 지원 ▲조식 지원 등 3가지 활동을 진행한다. 이 중 조식 지원의 경우, 취약계층 아동ㆍ청소년들의 아침 결식률을 낮추고 심리 정서 안정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서 건강한 성장 및 학교 적응을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현재 수원ㆍ안양ㆍ평택지역에서만 경기대명고를 포함해 20개 초ㆍ중ㆍ고등학교, 212명의 아동ㆍ청소년이 참여 중이다. 하지만 각 학교마다 ‘배고픈’ 학생들이 자연스레 밥상 앞에 앉으면서 실제로 아침밥을 먹는 학생은 더욱 많다.
이에 월드비전은 ‘취약계층’ 아동ㆍ청소년이 아니더라도 폭넓게 조식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학교 및 학생을 돕고 있다. 특히 식중독 예방 등 위생안전교육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을 키우는 데도 집중한다. 내년에는 경기도 내 4개 본부를 통해 80개 학교 이상이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월드비전 경기남부지역본부 관계자는 “각 학교가 조식 지원을 위해 헌신과 노력을 기울여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도 성장기 아이들의 긍정적인 발전을 기원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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