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서역 먹거리촌’ 명물거리 기대했는데… 관리 부실로 지워진 ‘꽃뫼마을 그림산책길’

자원 봉사자들 미술 재능기부 거리 조성 4년 만에 ‘엉망’
안내판 색 바래고 먼지만 수북… 도로변엔 불법주차 몸살
상인회 “노력 물거품”… 市 “내년 도로 확장, 정비계획 없어”

수원 화서역 먹거리촌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조성됐던 ‘꽃뫼마을 그림산책길’이 19일 현재 관리 소홀로 대부분 지워진채 흔적만 남아 흉물로 변해 있다. 사진 왼쪽은 조성 완공 당시의 그림산책길 모습. 윤원규기자
수원 화서역 먹거리촌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조성됐던 ‘꽃뫼마을 그림산책길’이 19일 현재 관리 소홀로 대부분 지워진채 흔적만 남아 흉물로 변해 있다. 사진 왼쪽은 조성 완공 당시의 그림산책길 모습. 윤원규기자

“화서역 먹거리촌만의 명물로 자리 잡을 거라 기대했던 ‘꽃뫼마을 그림산책길’인데…이제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네요.”

수원시가 화서역 인근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꽃뫼마을 그림산책길’이 관리 부실로 인해 대부분 그림이 지워진 채 방치되고 있다.

19일 수원시와 화서역먹거리촌상인회에 따르면 시와 상인회는 지난 2015년 9월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수성로 157번길 일원에 ‘꽃뫼마을 그림산책길’을 조성했다. 그림산책길은 자원봉사자들의 미술 재능기부를 받아 먹거리촌을 찾는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 보도블록에 캐릭터 그림과 사방치기, 같은 색 밟기 등 아이들이 발로 밟으며 즐길 수 있는 놀이판 등을 그려넣어 조성한 길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찾아보니 그림산책길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대부분의 그림 등이 지워지거나 훼손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4년여의 세월이 흐를 동안 그림을 다시 덧칠하는 등의 보수 및 관리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각 그림 옆에 설치돼 그림에 대한 설명을 보여주고 있는 나무 안내판 역시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듯 시커멓게 먼지가 쌓이거나 색이 바랜 모습이었다.

더욱이 화서역 먹거리촌 내에는 약 200대에 달하는 승용차가 주차할 수 있는 꽃뫼주차장이 마련돼 있음에도, 음식점에 가깝게 차량을 세우고자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를 해놓은 수십 대의 차량에 가려 반대편 인도에서 그림산책길을 전혀 인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화서역먹거리촌상인회 관계자는 “먹거리촌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가 시와 힘을 합쳐 그림산책길과 행인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나무벤치 등을 설치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며 “내년부터 KT&G 대유평지구 개발이 시작되면 상권이 공사판으로 변할 텐데 상인들을 위한 장려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 관계자는 “그림산책길 인도의 경우 KT&G 대유평지구 개발과 함께 현재 차량이 지나다니는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도가 사라지는 탓에 그림산책길을 정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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