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돌입 첫날, 경기지역 주요 역사의 출근길은 큰 혼란 없이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20일 오전 8시 찾은 수원역. 이른 새벽부터 부분적인 파업은 시작됐으나 아직 본격적인 총파업이 진행되기 전인 탓인지 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다만 대다수 열차의 운행이 3~4분씩 지연되는 등의 파업 여파가 나타나기도 했다. 수원역에서는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 또는 중지됐으니 관련 정보를 반드시 숙지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다.
이날 만난 시민 김유환씨(33)는 “총파업이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늦을까봐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며 “출근길에 이용하는 무궁화호 등의 열차는 운행이 약간 지연된 것을 제외하면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오전 9시가 다가오자 열차 출발을 안내하는 전광판에 붉은 글씨로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는 정보가 표시되기 시작했다. 오전 9시께 수원역을 지나가는 4851(O-train), 1111(ITX 새마을), 4891(서해금빛) 등의 열차가 운행이 중지됐다. 그러나 용산으로 가는 1152(새마을), 전주행 1031(ITX 새마을) 등의 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같은 시각 고속열차 전용역인 KTX 광명역도 파업으로 인한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취소된 KTX 열차를 찾는 승객들이 간혹 나타나면서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코레일은 파업으로 운행하지 않는 열차의 승차권 발매를 제한하고 미리 예매한 고객에게 개별안내 문자를 발송했지만, 휴대폰 사용에 능숙하지 않은 어르신 승객들이 발생한 것이다.
부산으로 간다는 정석원씨(71)는 “아들이 표를 끊어줬는데 와서 보니 열차가 취소됐다. 약 1시간 뒤 열차로 다시 예매했다”고 말했다. 평일이라 KTX 등 열차의 좌석은 매진되지 않아 승객이 표를 구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다. 광명역 내부 곳곳에는 열차 운행 중지 알림표와 함께 파업으로 운행이 중지되는 열차 번호가 적혀 있었다.
채태병ㆍ김해령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