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지난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후 이듬해 통일되기 전만해도 우리나라와 함께 유이한 분단국가였다. 그 점에서 독일의 과거는 우리에겐 현재이자 미래라 할 수 있다.
베를린 장벽 붕괴 30년이 지난 지금 독일과 베를린을 조명한 신간 <베를린, 베를린>(창비 刊)이 출간됐다.
베를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체제의 최전선으로서 40년을 보냈다. 당시 동독 영토 한가운데 떠 있는 섬 같았던 서베를린은 동서독의 갈등 원인이기도 했지만 양측 정부로 하여금 교류를 모색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했다. 저자인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교수는 이번 신간을 통해 1945년 2차대전 종료부터 2019년 현재까지 독일 통일의 역사적 순간을 두루 살피면서 이제껏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던 베를린 주민들의 생활상과 동서독 교류의 구체적 양상, 당국 간 협상의 막전막후를 생생하게 추적한다.
아픈 역사를 딛고 오늘날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문화도시가 된 베를린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저자는 이런 변화가 과거와 현재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음을 밝혀낸다. 그는 지금의 베를린을 이해하기 위해 동독의 한가운데에 있는 베를린이 어째서 동독의 도시로 귀속되지 못하고 동서로 분단되었는지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동독과 서독, 정부와 주민, 세계정세와 독일정치 등 베를린 문제를 둘러싼 여러 주체들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이 각각의 주체가 만들어낸 동서베를린의 분단의 장면들을 풍성하게 그려낸다. 이는 분단 현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의미 깊은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값 1만4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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