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운항 예정인 인천-제주 간 여객선 운항 위해 제주항 선석 확보 시급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 사업 재개를 앞두고 제주항의 선석(선박 접안장소)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항은 11개 부두에 총 25개 선석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선박은 여객선 9척·화물선 14척·관공선 18척 등 41척으로 포화상태다.

이는 제주항을 이용하는 선박들이 고정선석을 배정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 선박 대부분이 주변 바다에 묘박(항구가 아닌 특정 해상 위에 배를 세우는 것)했다가 미리 정박해 있던 배가 출항해 자리가 나면 정박지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11월 신규 여객운송 사업자 선정으로 오는 2021년 하반기에 운항을 재개하는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도 마찬가지다.

운영사가 화·목·토 오전 9시에 입항해 오후 8시 30분에 출항하도록 선석은 확보했지만, 배를 묘박지에 대기했다가 다시 접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제주항에 도착한 후, 승객하선과 물건 하역작업이 끝나면 탑동 앞 바다묘박지로 이동해 닻을 내렸다가 정해진 시간에 다시 선석으로 이동하는 입·출항을 반복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만업계에서는 운영상 효율성이 떨어지고 안전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남은 운항시점까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고정선석이 있으면 입항에서 출항까지 한 자리에서 이뤄지지만, 묘박지를 오가면 그만큼 선박의 연료가 더 든다”며 “이 과정에서 선원들도 함께 움직여야 해 그만큼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이어 “제주항은 선석이 부족해 화물전용 선석에 여객선이 정박하고, 배보다 길이가 짧은 선석을 이용하는 일도 생겨 사고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 11월에는 제주항 3부두에서 정박하려고 후진하던 카페리와 화물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카페리가 정박하려던 선석 길이(120m)가 카페리(145m)보다 짧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선석포화상태는 제주항의 고질적인 문제로, 타지역 여객선들도 고정선석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신항 건설이 필요하지만, 사업 기간인 20년 이상 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선박들이 수월하게 제주항을 이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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