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여성·아동·가족이 존중받는 사회문화 만들기 지속 추진”

“여성과 아동, 가족 등과 관련된 문제는 우리 인식에 존중의 문화가 스며들어야 개선됩니다. 이런 문화가 사회에 녹아들도록 캠페인 등 다양한 방안을 찾아서 지속적으로 바꿔나갈 겁니다.”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수습 딱지’를 떼고, 본격적으로 경기도여성가족의 정책실현을 위한 청사진 펼치기에 나섰다. 빈민지역 여성 아이 돌봄에서 시작해 최초로 성남시어린이집연합회 조직, 전국 최초(1993년)로 설립된 성남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 제5대 전국시군구 육아지원센터협의회장까지. ‘최초’가 여럿 붙은 이력과 한 분야에서 더는 오를 자리가 없을 만큼 경력을 쌓은 그의 이력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 얼마 전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그동안 어떤 일에 집중했나.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으로 부임하기 전, 연구 결과를 실현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또 그 분야에 강점이 있었다. 연구원 오니 가치관 충돌이 있었다. 구성원들 역시 내 방향성에 불안감을 느꼈을 거다. 그래서 한 달은 내 나름의 청사진만 꺼내고, 두 번째 달은 구성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며 듣는 데 집중했다. 그 절충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100일 동안 한 일의 핵심이었다. 우선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내부 직원들과 호흡 맞춰서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전문성을 고려해 책임성 있게 일하는 스마트한 구조로 개편했다. 각 실과 팀, 팀 내 구성원들의 역할을 명확하게 나눈 거다. 대외적으론 가족, 여성, 아동 등의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해 왔던 일이 현장에 와 닿았는가를 파악했다. 

- 대외적으로 진행한 일이 궁금하다.  

관계기관 간담회를 매주 진행했다. 형식적인 간담회가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만들어졌는지, 사업이 진행됐는지 등을 점검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새일센터, 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여성 단체 등을 만나 이들이 풀어놓은 많이 이야기보따리를 들었다. 그만큼 정책적으로 원하고 하고 싶은 게 많다는 욕구를 알 수 있었다. 이들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고, 또 이들을 통해 연구원의 핵심사업 등을 잘 추진해 나가는 역할 등에 대해 고민을 했다. 

- 내년도에 주요하게 진행할 사업이 있다면. 

여성가족분야 광역기관으로 중앙정부의 정책과 민선 7기 도 정책이 31개 시·군에 골고루 흐르도록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 특히 찾아가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 31개 시·군이 ‘성인지 예산 컨설팅’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올해는 15개 시군 밖에 컨설팅받지 못했다. 사업에 양성평등이 제대로 스며들려면 이런 컨설팅이 중요하다. 컨설턴트를 계획적으로 배치하고, 내년부터는 직접 찾아가 모든 시군이 성인지 예산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 보육ㆍ아동, 가족분야에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아동보육 등과 관련해 추진하거나 구상하는 방향이 있나.

내년에 ‘1천 인의 아빠육아단’을 도에서 추진하도록 제안했다. 31개 시군에 아빠가 참여하는 육아단을 만들고 조직화하는 거다. 부모 교육은 한 번 하고 말면 효과가 없다. 양육을 위한 역량강화에 많은 시간과 노력, 품이 들어간다. 자연스럽게 ‘독박육아’에서 벗어나는 모델이 갖춰졌다. 

‘1천인의 아빠 육아단’의 기본 콘셉트는 마을에서 보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거다. 이를 통해서 부모 캠페인과 성 존중 캠페인 등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아빠 육아단이 민들레 홀씨가 되어 자생하고, 문화로 정착된다면 마을 공동체 보육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 저출생과 관련해서 연구원의 고민도 많은 것으로 안다. 방안을 제시할 사업이나 대안이 있나. 

12월 10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주관해 ‘저출생 대응 대토론회’를 연다. 진부한 대담에서 벗어나 청년, 엄마·아빠 등 대상자들이 직접 나와 현실의 이야기를 풀어놓도록 할 거다.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6)의 ‘경기도 아젠다’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모와 자녀라는 기존 가족 모델을 벗어나 1인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소외가정에 대한 집중적인 정책개발도 진행할 구상이다. 시대 변화에 맞게 저출생 문제도 다양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글_정자연기자 사진_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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