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내식당 운영, 일부 기업 ‘독식’…지역 중소업체 “입찰 요건 완화해야”

인천지역 대기업 구내식당(단체급식)을 대기업 계열 업체들이 독식하면서 중소기업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구내식당 경쟁입찰 기회조차 없다며 일부 기업 중심의 입찰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8일 단체급식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삼성 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 6개사가 5조원 규모의 전국 단체급식 시장에서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단체급식 업계는 나머지 30%를 일부 중견기업과 4천 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나눠 갖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의 배경에는 대기업이 일부 업체 위주의 입찰 방식으로 중소기업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1일 1천식, 연회 실적,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해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업체의 부채비율과 영업이익 등을 기준에 넣어 중소기업은 입찰하기 어렵게 하거나, 일부 기업은 같은 그룹 계열사를 단체급식 업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인 사업자나 중소 단체급식 업체는 대기업과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 속에서 대기업 구내식당 입찰에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인천지역 대기업의 구내식당은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A 기업은 공개입찰을 통해 현대그린푸드를 단체급식 업체로 선정했다.

A기업 관계자는 “구내식당 업체는 연회 실적과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해 최종 선정하는데 대기업이 유리한 부분은 사실”이라며 “구내식당은 대형 업체로 하고 있지만, 현장에 있는 식당은 중소 단체급식업체에 맡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위해 마음대로 기준을 조정하면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시비가 나올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B기업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C업체에서 구내식당 운영을 하고 있다.

B기업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공정한 입찰을 통해 선정했다”고 했다.

인천지역 단체급식 업체의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경쟁입찰이라고 해도 중소기업은 참여조차 못하거나 들러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며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 위주의 조건을 완화해서 중소기업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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