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표 주가지수 5개 한정, 손실 배수 1 이하 파생결합증권 담아야
금융당국이 공모형 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함한 신탁(ELT) 상품의 은행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40조 원 이상 규모의 신탁 시장을 잃을 뻔한 은행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이런 내용을 실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계기로 지난달 14일 은행의 신탁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공개 이후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나온 최종안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기초 자산을 주요국 대표 주가지수인 5개(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로 한정해 공모로 발행하고 손실 배수가 1 이하 파생결합증권을 담은 신탁 상품은 판매할 수 있다.
ELT 판매 규모는 올해 11월 말 잔액(37조∼40조 원) 이내로 제한된다. 대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녹취·투자 숙려제도를 적용해야 하고, 신탁 상품 설명서와는 별개로 신탁에 편입되는 고난도 상품(공모)에 대한 투자설명서도 반드시 교부해야 한다.
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인력만 이런 상품을 팔도록 했다. 신탁 재산 운용 방법을 변경할 때도 신탁 편입 자산에 대한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부당권유 금지 방안을 적용한다.
고난도·고위험 금융상품의 기준은 파생금융상품 등이 포함된 복잡한 상품이면서 원금 손실률이 20%를 초과할 수 있는 상품으로 규정했다. 기관투자자 간 거래이거나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은 고난도금융상품의 범주에서 제외한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상품구조가 복잡하더라도 원금의 80% 이상이 보장된다면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투자상품이나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주가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펀드 등 단순한 구조의 상품은 원금을 20% 넘게 잃을 수 있더라도 고난도상품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투자자 성향 분류의 유효기간은 애초 발표안(1∼3년)보다 단축해 1∼2년으로 확정됐다. 금융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금융투자상품의 위험도를 실제와 다르게 낮춰 판매하는 행위가 추가됐다.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펀드는 운용사뿐만 아니라 판매사도 제재하지만, 양자 간 허용되는 업무 협의 범위가 구체화했다.
금융위는 투자대상·운용 방법 특정 여부, 일반적인 수준의 업무 협의, 입증 가능성을 등을 고려해 OEM펀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OEM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에서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것으로 자본시장법상 금지돼 있으며 현재는 자산운용사만 제재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중 신탁 등 은행권의 고위험 상품 판매 실태 관련 테마검사를 벌일 계획이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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