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기와집에서 미역국을 끓여 드리고 싶었던 엄마! 엄마께 이 시집을 바친다.”
<엄마들은 성자다>(출판마을 刊)의 저자 배순정 시인은 시집 서문을 통해 출판 소감을 밝혔다.
이 시집은 시인이 지난 26년간 보험설계사로 발품을 팔며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총 5부 202개 작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책 제목에 걸맞게 모성애를 반추하는 시는 물론, 사회 세태를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고발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볼거리를 더했다.
대표적인 예로 ‘번역’이라는 시는 “말은 ‘엄마’라 하면서 글로 표현할 때는 母라고 썼다. 일상이 번역이었던 셈이다”라는 구절을 통해 부모를 향한 애정과 동시에 외래어와 전자로 점철된 언어생활을 풍자한다. 아울러 ‘보살핌’이라는 시에서는 “엄마 품은 아들신앙도 잠재웠다. 서슬 퍼런 할머니의 기상도 엄마가 방패막이었다” 라는 표현으로 엄마의 보살핌을 그리워한다. 이어 “집안을 이끌었던 큰오빠는 나를 돌보며…부모님에 이어 오빠들의 보살핌까지 받으며…” 등을 통해 부모님과 오빠들의 애정도 그리워하며 읽는 이에게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끔 한다.
사회풍자 및 고발적인 요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로 ‘소녀를 보내며’가 손꼽힌다. 저자는 이 시에서 “수많은 김복동을 만들었던 찌질한 지배층이 오늘도 전시작전권 환수를 거부하고 방위비 분담금 국민모금 운운한다” 라는 표현으로 다시는 환난으로 김복동과 같은 인물이 만들어져서는 안 됨을 설파한다.
이외에도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 고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현대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저자는 “부모를 향한 그리움 외에도 수탈이 구조화된 현대 사회를 고발하고 싶었고 이를 향한 몸부림이 시가 됐다”라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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