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노인인권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인권교육 콘텐츠 중 인권존중케어 섹션이 있는데, 교육목적은 노인생활시설에 종사하면서 노인들을 존엄한 인격체가 아닌 서비스 및 케어의 단순대상자로만 취급하면서 겪게 되는 직업적 딜레마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다.
최근 국내의 요양원에서 치매 증상으로 인해 공격성을 보이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억제대를 사용하는 기존의 관리법에서 벗어나, 구속을 배제하고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과 동시에 환자 존중과 인권을 바탕으로 하는 ‘휴머니튜드 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휴머니튜드는 휴먼(Human)과 에티튜드(Attitude)의 합성어로 창시자인 프랑스의 이브 지네스트가 얼마 전 국내 최초로 인천소재 치매전문병원에서 두달 간 휴머니튜드케어법을 적용해, 공격적이고 일어서지 못했던 치매 노인들이 웃음과 활력을 되찾았다.
휴머니튜드 케어는 치매 환자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 ‘보고, 말하고, 만지고, 서는’ 인간의 기본 특성을 활용해 400여 가지의 케어 방법을 매뉴얼화 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머니튜드 케어를 시행한 인천시립 노인치매요양병원에서는 2개월 만에 14명의 환자 중 5명이 신경안정제 사용이 절반 이상 줄었으며, 활력을 되찾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브스트는 어떠한 노인도 처음부터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러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낯선 환경에서의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방어적 자세다.
이 케어 방법은 먼저 사람을 인지시키고 눈빛을 마주치면서 이뤄질 서비스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스킨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결국 침대를 탈피해 침대가 아닌 다른 공간으로 스스로 일어나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노인복지 현장에서 시설 내 학대문제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시설학대 가해자에 대해서 때로는 연민이 들 때가 있다. 서비스 제공시 매번 온몸으로 저항하고 때론 폭력을 행하는 노인들을 대하는 심정을 헤아리게 된 것이다.
국내의 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가 처음 입사해서 배우는 케어 기술이 억제대 사용법 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래서 노인돌봄 시장을 국가가 직접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사회서비원을 설립해 직접 운영 하면서 노인요양 및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 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사회서비스원이라는 하드웨어만 구축 할게 아니라 휴머니튜드 케어법과 같은 전문성 있고 검증된 돌봄 소프트웨어가 운용되어 질때 돌봄 시장의 공공성이 담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천에서 전국 최초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시는 내년부터 휴머니튜드 전문가를 양성하고 치매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한 교육사업을 추진하려 예산을 세웠지만, 편성된 3억 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현실은 선진화된 케어기법 도입을 전국 최초로 실현한다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 또한 크게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요양원에서 소리치고 공격하는 할머니를 향해 성질 괴팍한 노인네라고 말 하지만, 그들도 예전엔 16세 이쁜 처녀였고, 소중한 아이들의 엄마였으며, 사랑스런 남편의 배우자였던 걸 기억 했으면 한다.
정희남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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