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때 파주 파평면 두포리 학살사건 영상자료발굴됐다.

한국전쟁 중 인민군이 저지른 대표적인 학살지 중 한 곳이었던 파주 파평면 두포리 학살사건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생생한 영상자료가 사건발생 69년 만에 처음으로 발굴됐다. 두포리학살사건은 당시 목격자들과 유가족증언이 담은 구술자료 외에는 영상자료 등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아 그 공개 자료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현국 파주아카이브자료연구가 겸 향토연구가는 22일 파주 두포리 산 36일원에서 발생한 학살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당시 영상필름 기록을 발굴해 본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 당시 학살사건으로 처참하게 희생돼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진 시신들. 출처 : British pathe
▲ 당시 학살사건으로 처참하게 희생돼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진 시신들. 출처 : British pathe

파주 두포리학살사건은 지난 1950년 10월 2일 유엔군의 서울 수복 이후 북으로 퇴각하던 인민군들이 끌고 가던 경찰, 공무원, 대한청년단원 등 우익인사들을 파주 임진강 전진대교옆 산중턱에서 학살한 사건으로 97명이 무참하게 살해된 사건이다.

▲ 인민군에 의해 학살된 두포리 학살 유가족들이 현장을 찾아 오열하며 가족을 찾고 있다. 출처 : British pathe
▲ 인민군에 의해 학살된 두포리 학살 유가족들이 현장을 찾아 오열하며 가족을 찾고 있다. 출처 : British pathe

김 연구가는 지난 2010년부터 두포리학살사건을 추적하면서 당시 임진강 부근에서 교전중이던 미군,유엔군 등의 교전기록을 찾던 가운데 2014년 당시 두포리 학살사건 유일한 생존자인 조길산씨(당시78세) 사진을 발견했다. 이후 이 사진을 근거로 김 연구가가 호주국립전쟁기록보관소를 살펴보다가 조씨가 증언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 필름을 확보했다.

이 영상을 살펴본 김 연구가는 증언이 담긴 영상이 두포리 학살사건과 관련된 영상임을 최종 확인했다.

▲ 현재 파주 두포리 학살터는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어 파주재향군인회를 중심으로 해마다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출처 : British pathe
▲ 현재 파주 두포리 학살터는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어 파주재향군인회를 중심으로 해마다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출처 : British pathe

이날 김 연구가가 공개한 총 6분11초 분량의 흑백 동영상 필름 도입부에는 처참했던 두포리학살장면이 나온다. 촬영시점은 정황상 사건후 일주일 내로 추정되는데 화면에는 학살현장을 찾아 코를 막고 오열하며 가족을 찾는 유가족의 모습들과 처참하게 희생돼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진 시신들, 당시 인민군이 총살이 시작될 때 팔에 총알을 맞고 끝까지 죽은척해 유일한 한 생존자의 증언를 청취하는 영연방 군인들 모습이 담겨 있다.

▲ 파주두포리 학살지역 현재 사진
▲ 현재 파주 두포리 학살터는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어 파주재향군인회를 중심으로 해마다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및 영상 제공 : 김현국 파주아카이브자료연구가 겸 향토연구가

김 연구가는 “ 당시 얼마나 잔인한 학살이었으면 피비린내와 시신의 부패냄새가 멀리 떨어진 안쪽 마을까지 났다고 할 만큼 끔찍한 학살사건이었다”며 “ 그동안 마을의 목격자들과 유가족의 증언을 담은 구술자료외에는 영상자료가 없었으나 이 필름으로 당시 인민군들이 저지른 만행의 실체와 상상보다 더욱 참혹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2008년 두포리학살사건 유해 발굴 때 앞서 인민군들이 학살자들을 군용 전화선 등으로 묶어 끌고가다 살해했다는 목격자인 두포리 조길산씨 증언과 일치하는 시신들을 현장에서 확인한 바 있다.

한편 파주 두포리 학살터는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으며 파주재향군인회를 중심으로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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