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인근 유치원 신청 대기자 장사진
차량 타고 다리건너 연수구行 울상
송도국제도시 엄마들 깊어지는 한숨
맘카페에 저마다 해결방안 북새통
시교육청 “근본적 대책마련 한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A씨(30)는 2020년 5살이 되는 딸 때문에 고민이 깊다.
집 불과 5분, 10분 거리에 유치원 3곳이 있지만,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정원 미달인 유치원에서는 아직 추가모집 기회가 있지만, 그마저도 송도 내에서는 꿈도 꿀 수 없다 보니 아이를 인근 동춘동의 유치원으로 보내야할지 고민이 깊다.
A씨는 “집 근처 유치원들에서 대기번호를 받긴 했지만, 워낙 후순위라 사실상 단념한 상태”라며 “아이를 1년 더 어린이집에 보내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송도에서 4살, 6살 아이를 키우는 B씨(32)사정도 다르지 않다.
몇개월 전 송도로 이사를 온 B씨는 부랴부랴 유치원을 정하고 일반모집에 지원했지만, 두 아이 모두 모집에서 탈락했다.
다리 건너 연수구 내 다른 지역으로 아이를 보내기로 했지만, 매일 차를 타고 오갈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B씨는 “다른 지역은 원아가 적어 미달인 곳도 많다는데, 송도가 이렇게 경쟁률이 치열할 줄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유치원 아동을 둔 인천 송도국제도시 엄마들의 고민이 깊다.
송도 내 유치원 대부분 원아가 넘치면서 차를 타고 10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다른 지역으로 아이를 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일께 인천지역 유치원 우선모집 선발과 일반모집 선발이 끝났다.
송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미달한 인원에 대한 추가모집이 진행 중이지만, 송도지역은 선발 이후 유치원을 옮기거나 다른 유치원과 복수선발한 원아가 있을때만 대기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 인근에 유치원을 배정받지 못한 학부모들은 맘카페 등을 통해 저마다 해결 방법을 의논하느라 바쁘다.
시교육청은 송도 내 유치원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대책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도심과 신도심이 함께있는 지역에서 자주 생기는 문제인데, 송도도 특히 이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추가 유치원 확보 방법을 찾아보긴 했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공립유치원이나 병설유치원의 증설도 고민했지만, 부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도시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한 계획들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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