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이어지는 인구 300만 도시
베이비부머세대 땀으로 변화 일으켜
송도·남동산단 ‘바이오헬스 메카’로
드론산업·공항경제권 구축 시동 등
다음 세대 위한 준비로 도약 큰 걸음
한 어미새가 한없이 지저귀는 새끼들을 남겨두고 어둑어둑해진 인천의 하늘을 날아오른다. 활짝 펴진 어미새의 날개는 달빛으로 가득한 하늘에 멋들어진 그림을 새겨넣는다.
어미새는 새끼에게 물어다 줄 먹이를 찾아 인천의 곳곳을 누빈다. 우선 경인고속도로와 인천항을 크게 둘러본다. 전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개통한 이래 인천을 대표하는 광역교통망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의 상징인 인천항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열정을 뿜어낸다.
이제 어미새는 바다를 건너 인천국제공항으로 자리를 옮긴다. 인천공항은 2001년 개항한 이후 동북아시아의 허브 공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리저리 세상을 둘러보던 어미새는 인천공항에서 갑자기 솟아오르는 비행기에 깜짝 놀란다. 화가 난 어미새는 애꿎은 공항철도 열차를 따라가며 시비를 건다.
20~30여분 동안 씩씩거리던 어미새는 종종 달리기 시합을 하던 반가운 친구들을 만난다. 바로 인천도시철도 1·2호선이다. 이들은 각각 1999년과 2016년 개통했다. 어느 녀석과 경주를 해볼까 고민하던 어미새는 인천 1호선을 쫓아 송도국제도시까지 날아본다. 앞서 둘러본 영종·청라국제도시에 못지않게 휘황찬란한 송도국제도시의 모습에서 어미새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인천을 한참 동안 누비던 어미새는 먹이를 잔뜩 문 채 둥지로 돌아간다. 그 길에서 어미새는 추억에 대한 그리움과 새롭게 비상할 새끼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딱딱한 부리에 미소를 숨긴다.
인구 300만 도시 인천. 서울로 이어지는 항구도시에 불과했던 인천을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원동력에는 어미새 역할을 해온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4년생)의 땀이 서려 있다. 42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새로운 인천을 위한 여러 유산을 남겨준 채 하나둘씩 황혼기로 접어든다.
새로운 인천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력을 가슴에 품고 가냘픈 날개를 펄럭이기 시작한다. 그 날개짓은 그리 크지 않아도, 분명히 야심차다.
인천은 2020년부터 바이오·헬스산업, 드론산업, 항공산업 등 다양한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비상한다.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국가산업단지에 걸쳐 조성하는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등 바이오헬스밸리 구축 사업은 인천을 바이오·헬스산업 메카로 이끈다. 이를 통해 단일도시 기준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도시로 떠오른 인천은 혁신적인 바이오 벤처를 키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중 하나인 드론산업도 미래의 인천을 풍요롭게 만들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2020년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 예정인 수도권매립지의 드론인증센터는 상업용 드론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급증하는 드론 인증 수요에 대비할 수 있는 인증 인프라 및 체계 구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2020년부터 수도권매립지에 드론산업 창업 공간, 드론 체험 및 교육 공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역시 공항경제권을 필두로 인천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항공정비(MRO) 산업 유치 등이 결정난 상황에서 2020년은 항공정비특화단지 지정 및 개발, 항공정비교육 훈련센터 건립, 글로벌 항공정비·부품기업 유치 및 육성 등 공항경제권 구축의 첫 시동을 거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50여년 간 인천을 둘로 쪼갠 경인고속도로의 일반화 구간에 대한 도시재생과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 내항의 재개발도 본격화한다. 이들 도시재생 사업은 산업화 과정에서 새겨진 인천의 아픔들을 보듬으며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을 이룩할 게 분명하다.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작업도 인천 곳곳에서 이뤄진다. 자원순환 일류도시를 꿈꾸는 인천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를 목표로 입지부지 선정 등의 자체매립지 조성 사업을 벌인다. 새로운 인천에 수도권매립지라는 상처를 남겨줄 수 없다는 시민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밖에도 인천은 2020년 유엔 재해위험경감사무국(UN DRR)에서 인증하는 재해에 강한 롤모델 도시, 녹색기후기금(GCF)과 기후기술센터(CTCN) 지역사무소를 기반으로 하는 ‘녹색도시’ 등으로 도약하기 위한 길을 걸어나간다.
어미새의 힘찬 날개짓은 새끼들의 희망찬 날개짓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꿈을 이어받아 새롭게 비상할 2020년 인천의 모습처럼 말이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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