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동결·입학금 단계적 폐지… 도내 대학교 ‘책’이 사라진다

자료구입비로 전체 예산의 2%도 안써
‘e-book’ 확충은 비싼 구독료로 어려움
대교협 “공급업체 수수료 인하 등 필요”

경기도 내 대학교들이 등록금 동결ㆍ입학금 단계적 폐기 등으로 자체 예산이 줄어들면서 도서관부터 외면, 교내 ‘책’이 사라지고 있다.

1일 대학알리미와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등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의 도서관 자료구입비(도서자료ㆍ전자자료ㆍ인쇄형 연속간행물)는 2012년 2천158억 원에서 2016년 2천60억 원으로 98억 원 줄었다. 대학 예산에서 자료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0%에서 0.9%로 감소했다.

실제 화성 A 대학교의 경우 지난해 기준 대학 예산의 0.1%만 도서관 자료구입비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만8천483권을 가지고 있던 A 학교는 2019년 1만8천745권으로 보유 장서를 소량(262권) 늘렸지만 재학생 1인당 도서자료로 따지면 28.5권에 그치는 실정이라 전국 평균(84.4권)보다 한참 부족했다.

또 수원 B 대학교는 2019년 도서자료에 들인 예산이 전무했다. B 학교는 학생 1인당 도서자료가 3.2권 수준으로 경기도 꼴찌이면서 전국에서도 최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부천의 C 대학교는 경기도 내 대학 중 도서관 자료구입비에 많은 예산을 들였다. 하지만 이 역시 전체 총액 대비 1.8% 정도로, 도내 대학들이 도서관 자료투입비에 2% 이상을 들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도서관 자료구입비를 낮추는 대학들의 명분은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종이 형식의 도서자료는 학생들의 대여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PC나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전자자료는 공급업체 구독료 및 구독 수수료가 점차 인상되고 있어 무엇하나 선뜻 확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내 4년제 사립대학교인 D 학교 관계자는 “대학 도서관들의 사정이 어렵고, 보유 장서를 찾는 학생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무작정 도서자료를 늘리긴 힘들다”며 “논문 등 이북(e-book) 자료를 확충하고 싶어도 구독료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학교육협의회는 2018년 1월 계약 보이콧(전자자료 구독 중지)까지 나서며 대책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두 달도 채 가지 못하고 관련 업체들과 재계약을 맺으면서 사실상 흐지부지 마무리된 상황이다. 당시 대교협은 무료 전자정보 수를 늘리고 불공정 계약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대교협 관계자는 “현실적인 이유로 보이콧은 마무리 됐다”며 “학교들이 도서관 자료구입에 힘을 싣도록, 공급업체의 수수료를 인하하고 정부 지원금이 높아지는 방향이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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