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설 불모지’ 꼬리표 못 떼는 인천

인구 100만명당 35곳에 불과
광주 42곳·서울 41곳과 대조
전문 인력도 전국서 ‘하위권’

인천지역이 ‘문화시설 불모지’라는 불명예의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하고 있다. 인천은 전국 특·광역시 중에서 인구 100만명당 문화시설과 문화시설 1곳당 전문인력 모두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천의 일부 문화시설에서는 전문인력 부족에 따른 다양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 ‘2019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천의 문화시설은 공공도서관 50곳, 박물관 28곳, 미술관 5곳, 문예회관 10곳, 지방문화원 10곳, 문화의 집 1곳 등 모두 104곳이다. 세종을 제외한 전국 특·광역시 7곳 중 서울(399곳)과 부산(107곳)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문화시설이 인천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 100만명당을 기준으로 보면 인천에 문화시설이 많다고 하기는 어렵다. 인구 100만명당 인천의 문화시설은 35.42곳으로, 광주(42.28곳), 서울(41.14곳), 울산(37.39곳), 대전(36.39곳)에 이어 5번째에 불과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인천의 문화시설당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의 공공도서관 1곳당 사서직원은 4.7명으로, 서울(6.4명), 부산(6.16명), 대구(5.78명), 광주(5.13명), 대전(5.08명) 등 다른 특·광역시보다 적다.

또 인천의 박물관 1곳당 학예직원은 2.68명으로, 서울(7.96명), 대구(5.38명), 광주(4.58명), 부산(4.07명) 등과 비교해 부족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인천의 미술관 1곳당 학예직원은 대구(4.5명), 부산(4.25명), 서울(3.91명), 대전(3.6명)보다 적은 3.2명이다.

이 밖에 인천의 문예회관 1곳당 전문직원 역시 대전(11명), 서울(10.43명), 부산(7.91명)보다 적은 7.5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의 각 문화시설에서 일하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은 특정 직원에게 업무가 쏠리는 불합리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각 문화시설에서는 전문인력 충원을 해달라고 매년 요청하고 있지만,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인천시가 운영 중인 공공도서관의 사서직원 A씨는 “인천의 모든 공공도서관이 사서직원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을 것”이라며 “각 문화시설에서 시민을 위한 서비스 등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전문직원 채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시설 확충 및 전문직원 채용을 위한 예산 마련 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며 “지난 2019년 일부 문화시설에서 전문직원에 대한 채용이 이뤄져 상황은 좀 나아진 상태”라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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