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오면 누구나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게 되는데 10년을 맞은 의정생활을 지내다보니 매년 새해 이맘때면 ‘올 한해 김포시가, 그리고 시민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무엇이 빠졌을까?’ 찾게 되며 고민을 한다.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될 때면 집행기관은 야심차게 김포의 희망찬 큰 그림을 제시하고, 부서들은 앞을 다퉈 새로운 사업을 설명하며 한층 나아지는 행정을 위해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연말이 되고 한 해를 뒤돌아보며 사업결산을 하면 항상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329만평 5만7천호를 건설하는 김포한강신도시 택지조성사업이 마무리 되면서 김포의 인구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에 맞는 도로망 건설과 전구간 지하화로 개설한 도시철도가 개통되면서 기본적인 교통인프라가 구축됐다. 또한 문화 욕구에 맞게 지역별 도서관을 비롯한 문화공간, 시민 여가 공원 조성, 산업단지들이 추진되면서 제법 덩치를 키운 외형적인 면모를 일단 갖춘 모양새다.
하지만, 신흥 도시인 김포의 모습은 이제 성장과 발전 단계를 밟고 있어 도시화가 고도화된 인근 도시 여건에 비하면 갖춰야 할 것들이 많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교통문제부터 보면 주 교통역할을 하는 김포도시철도와 김포한강로를 제외하면 너무 부족한 터라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추가적인 철도노선 추진과 한정된 도로를 활용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의 방안을 시민사회와 공론화하며 최적의 안을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지역경제와 최고의 복지라 여겨지는 지역 일자리 제공 문제도 그렇다. 시민의 커다란 기대를 모았던 황해경제자유구역 김포지정이 실패하며 신산업 육성에 커다란 걸림돌을 만났다. 시 집행부서에서는 독자적인 개발을 제시하며 지역 첨단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치고는 있지만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경제성과 균형적인 재원배분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행정적 절차 외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신도시를 비롯한 택지개발 지구 학교문제 해결 또한 쉽지 않은 벽이다. 세대수 증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학교문제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결정사항이 아니다 보니, 지속적인 신규학교 설치 건의와 요청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중앙정부의 결정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고 있어 고민이 깊다.
구도심 또한 산적한 과제들이 즐비하다. 길게는 100여년 전부터 김포의 중심생활권을 누렸던 구도심 재생을 위해 정주여건을 개선하려는 주민중심의 개발사업 추진에 맞춰 시의회 또한 ‘도시재생 연구단체’ 활동을 벌이며 다각적인 방안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들과 공통분모를 마련하는 데는 앞으로도 많은 설득의 시간과 합의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급격한 김포의 외형적 확장에 기존 생활 정주요건도 개선해 나가려다 보니 도시 발전에 따른 성장통이 만만치만은 않아 도시성장을 진작 이루고 세심한 부분까지 들여다보는 인근 지자체의 여유가 내심 부럽기는 하다.
그러나 평균연령 39세의 패기가 넘치는 도시답게 외형적 성장에 발맞춰 채워야 할 공간이 있고, 그 어느 곳 보다 알차게 채워보자는 시민 사회의 의지가 있으니 새해를 맞이하는 김포의 희망은 어느 지방정부보다 밝다. 김포한강신도시 개발이 마무리되고 도시철도 이용이 시민 생활로 다가와 제법 살기 괜찮은 도시가 되기까지 젊은 김포는 시민의 희망을 실현하며 부족함을 매워왔다. 이제는 제법 살기 괜찮은 도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러움을 받는 도시로 발돋움 할 때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했던가? ‘잘 가꿔진 도시’가 해왔던 교통, 문화, 교육, 복지, 산업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우수 행정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우리시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 삼아 볼만 하다. 부족함이 있기에 더 나은 것들을 채울 수 있듯이 잘된 것들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여 우리 모두의 고민을 담아 한발 앞서는 지방정부로 만들어 가야 한다. 부지런한 쥐가 알곡을 차곡차곡 모으듯 김포가 갖지 못한 것들, 시민이 부족하고 빠져 있다 말씀하시는 것들을 찾아 알차게 채워 넣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신명순 김포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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