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양극화 더 극심해진 경기도 / 싼 집에서 비싼 집 갈 희망 작아진다

경기도 내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도내 1분위(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5천344만 원이다. 전월보다 25만 원 상승했다.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6억186만 원이다. 처음으로 6억 원을 돌파하며 전월보다 1천206만 원 올랐다. 두 계층 간 간격을 나타내는 게 5분위 배율이다. 5분위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12월 5분위 배율이 3.92다. 전 달 3.85보다 커졌다.

이 수치에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본질이 있다. 부동산 문제의 종래 구분은 집 가진 자와 집 없는 자다. 집값이 상승하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 집값은 떨어졌다’고 말했던 것도 이런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피부로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은 지 오래다. 세대 수보다 주택 수가 많다. 그 많은 국민들이 싼 집과 비싼 집 사이의 양극화로 몰렸다.

비싼 집으로 옮기는 것은 싼 집 소유자의 희망이다. 좀 더 나은 집을 갈구하는 부동산 사다리다. 이 사다리가 부러져 나가는 것이다. 싼 집에 사는 국민은 계속 싼 집을 전전하게 돼버렸다. 비싼 집에 사는 국민이 계속 비싼 집을 독점하는 세상이 됐다. 집 장만하는 것보다 집 늘려가는 게 더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어떤 변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데 부동산 가격이 춤추면서 집 부자와 집 가난뱅이로 쪼개졌다.

문재인 정부 정책 목표는 국토균형 발전이다. 이것도 망쳤다. 전국 부동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835만 원이었다. 전달보다 10만 원 올랐다. 5분위 아파트의 12월 평균 가격은 7억3천957만 원이었다. 전달보다 1천961만 원 올랐다. 5분위 배율은 11월 6.65에서 12월 6.83으로 커졌다. 2011년 1월 이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당시 배율은 6.91 이었다. 지방ㆍ서울 간극이 더 벌어졌다.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높아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울은 10.9다. 전 분기 대비 0.1% 증가했다. 중산층이 소득을 한 푼 쓰지 않고 모아도 서울 아파트 사려면 10.9년 걸린다는 소리다. 그렇게 장만해봤댔자 더 큰 장벽에 부딪힌다. 더 좋은 집으로 갈 수 없다. 경기도는 16년, 전국은 9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점진적 악화가 아니라는 소리다. 정책의 실패를 지적 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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