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1일부터 시작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의 영향으로 저유황유(VLSFO) 가격 상승이 현실화하고 있다.
5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1t당 550달러 정도이던 저유황유 가격이 황산화물 배출규제가 임박한 2019년 12월 말께 635~648달러로 올랐고 최근에는 700달러를 넘어서, 최근 3개월간 15%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 역시 지난 2019년 9월 40달러, 10월 160달러, 12월 말~최근 280달러 이상 벌어져, 0.2배 정도 차이를 보이던 두 유종의 가격 차이가 배 이상 올랐다.
선박용 연료의 황 함량 비중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규제에 따라 저유황유에 대한 수요가 급등한 결과다.
IMO는 이번 규제로 선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이 77% 감소해 1년에 850만t을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에서의 연료유 소비량은 2017년 기준 1일 380만t으로 글로벌 연료유 수요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사용량이 많아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유황유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격이 급등해 대다수 선사가 유류비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대형 원양선사들을 제외한 근해선사 등 2천t급 미만 선박들은 공간(선박 내부) 상의 문제로 스크러버를 설치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저유황유를 쓸 수밖에 없다.
또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사들도 세정수 방출 문제로 오염수 배출통제해역(ECA)이나,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에서 저유황유 사용은 필수다.
해운업계에서는 유류비 부담이, 높은 해운 운임 비용으로 이어져 제조업·운수업 등 전체 산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사들 대부분은 초기 부담이 큰 스크러버 설치보다는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쪽으로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저유황유 가격 급등으로 인한 연료비 증가는 근해선사 등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경영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선사들이 규제에 대응하는 적응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저유황유의 안정적 공급 등 정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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