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8일 ‘4·15 총선’ 인재영입과 관련, ‘꽃제비 출신 북한인권활동가’ 지성호(30) 북한인권청년단체 NAHU(나우) 대표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김은희(29)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를 영입인사로 발표했다.
한국당의 인재영입은 지난해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 명단에 올렸다가 철회한 뒤 두 달여 만이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까지 5차 영입인사를 발표하며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이날 두 사람을 ‘2020 첫 영입인사’로 발표하고, 국회에서 환영식을 개최했다.
북한 주민이던 지씨는 꽃제비(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워 먹는 북한 거리 아동들의 은어)로, 14세 때인 1996년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다 열차에서 떨어져 왼팔과 다리가 절단됐다. 2006년 20대 초반에 목발을 짚고 두만강을 넘어 1만㎞를 걸어 한국 땅을 밟았다.
특히 그는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하원 본회의장에서 직접 연설을 지켜봤고,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강조하며 자신을 소개하자 목발을 들어 보여 기립박수를 받은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씨는 초등학교 시절 겪었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지난 2018년 한 방송에서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성폭행한 코치를 2016년 고소했으며,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는 테니스코치로 활동하며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스포츠인, 여성, 아동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환영식에서 지씨는 “그동안 한국당이 인권문제에 대해 일을 제대로 못 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인권개선은 모두가 함께해나갈 때 사회가 더욱 성숙해짐을 믿으며 함께 일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탈북모자 아사 사건을 보면서 매우 슬펐다. 2명의 어부의 강제북송사건을 겪으면서 인권활동가인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도 했다”며 “분명히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 왔지만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씨는 “한국당 하면 인상부터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당이 지향하는 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저를 알기에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 했고, 만류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권문제에 있어서 당의 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인권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의지였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당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스포츠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엘리트선수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면 어떤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픔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이겨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스포츠와 여성 인권 분야만큼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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