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겨울 야속해… 스키장·렌털업체 ‘울상’

‘눈 대신 비’ 슬로프 운영 차질, 손님 반토막
제설작업에 인건비 부담… 악재 겹쳐 타격
전체 매출의 50%가 1월 집중… 대책 고심

9일 이천시 한 스키장 주변 스키장비 렌털업체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포근한 날씨와 겨울비 등 이상기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도내 스키장과 주변 상권의 손님이 크게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형민기자
9일 이천시 한 스키장 주변 스키장비 렌털업체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포근한 날씨와 겨울비 등 이상기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도내 스키장과 주변 상권의 손님이 크게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형민기자

“이상 기온 때문에 정말 죽을 맛입니다. 그저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네요”

기온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등 ‘겨울 같지 않은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스키장과 스키 장비 렌털업체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매일 같이 진행되는 제설(製雪) 비용과 인건비 등 유지비용 부담은 커지는데, 따뜻한 날씨 때문에 손님은 평년보다 크게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찾은 이천의 A 리조트에서는 총 7개의 슬로프 중 5개(약 70%)의 슬로프만 운영되고 있었다. 영상의 날씨와 계속해서 내리는 겨울비 탓에 슬로프 위의 눈이 모두 녹아 2개 슬로프는 운영이 중단된 것이다. 이 리조트에서 최고 성수기인 1월 초 모든 슬로프를 가동하지 못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전례 없던 이상 기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제설 작업 등에 사용되는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설질 탓에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은 감소, 리조트 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A 리조트 관계자는 “투입되는 비용은 많아지는데 겨울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아 찾는 손님은 역으로 크게 줄었다”며 “스키장은 전체 매출의 50%가 1월에 집중되는 만큼 악재가 겹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리조트 앞 30여 곳에 달하는 스키 장비 렌털업체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스키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면서 렌털업체를 찾는 발길도 덩달아 뜸해져서다. 렌털업체 앞에는 주차된 차나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업체 대표들은 빈 매장을 지키며 속만 태우고 있었다.

스키 장비 렌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 대표는 “평소보다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평일인 점을 고려해도 손님이 이렇게 없는 적은 처음인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도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라며 “임대료는 물론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들 인건비까지 올라 지금 같은 날씨가 지속된다면 문 닫는 렌털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광주의 C 리조트와 인근 상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리조트 앞 23곳의 렌털업체는 작년 대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이상까지 매출이 줄었다. 예년 같았으면 빈 객실을 찾기 어려웠던 인근 펜션들은 할인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예약 손님이 없어 발을 구르고 있었다.

펜션 업주 D씨는 “11년 넘게 펜션을 운영하며 12월과 1월 객실의 절반도 예약을 받지 못한 적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라며 “한철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당장 생계에 지장이 생길까 봐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C 리조트 관계자는 “마케팅 등 줄어든 매출을 만회할 방안을 고심 중”이라면서도 “그러나 평년 날씨를 회복하지 못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완식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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