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체육 분열에 ‘선거 무용론’ 대두…후유증 더 우려
경기도체육회를 비롯한 시ㆍ군체육회의 사상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에 따른 체육계 분열 양상이 심화돼 벌써부터 ‘선거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민간 첫 체육회장 선거는 이미 마친 2개 지역과 대한체육회 권고 선거기한(15일)을 넘기는 5개 지역을 제외한 24개 지역이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치러지며, 경기도체육회장 선거 역시 15일 투표가 진행된다.
이 가운데 12개 시ㆍ군체육회는 단독 후보가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으나, 경기도체육회와 12개 시ㆍ군 체육회는 경선을 통해 첫 민선 체육회장을 배출한다.
하지만 경기도와 12개 시ㆍ군의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체육인과 종목단체의 후보 줄서기는 물론, 일부에서는 체육회 직원들 끼리도 보이지 않게 패가 나뉘는 등 분열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다수 후보 캠프에는 전직 체육회 임직원 또는 경기단체 출신 임원 등이 대거 합류해 선거운동을 하면서 전ㆍ현 임직원 및 간부들간 불편한 관계를 넘어서 서로 비방과 흑색선전을 일삼는 등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한 지역의 체육회 간부는 9일 “전에 모셨던 임원들이 나란히 후보로 입후보하면서 나를 두고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있다는 음해성 소문이 이어져 아예 휴가를 내고 지역을 떠나있다가 선거가 끝나면 돌아오려 한다”면서 “몇년전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으로 인해 지역 체육계가 갈등을 빚다가 이제 상처가 아물어가는 과정에서 또다시 선거로 분열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지역의 체육회 직원은 “내부적으로 일절 직원들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고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자제하면서 조용히 업무에 임하고 있는 데 일부 후보가 경기단체 임원들에게 실명을 거론하면서 특정 후보를 돕고 있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어 무척 화가난다”며 “또한 자신이 당선되면 누구 누구는 손을 보겠다는 식의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다녀 명예훼손으로 고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종목단체의 한 사무국장도 “그동안 우의가 돈독했던 국장들끼리 선거로 인해 지지자가 갈리면서 없는 이야기가 무차별 적으로 양산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요즘에는 그동안 편했던 다른 종목 사람들과 말을 하기도 무섭다. 정치인들에 의해 대책없이 도입된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대한민국 체육을 망치고 있다”며 선거 무용론을 주장했다.
도체육회의 한 직원도 “선거를 하면서 왜 가만히 있는 직원들의 편을 가르고, 누가 당선되면 누구는 좌천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사무처 직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근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하루 빨리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려가 현실로’로 나타난 민선 체육회장 선거에 따른 지방체육의 분열 양상은 선거후에도 큰 후유증으로 다가올 전망이다.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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