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 클러스터가 인천신항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선뜻 투자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인천지역의 한 냉동물류업체 A대표는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들어서는 콜드체인 클러스터에 입주 지원을 하려다가 포기했다.
인천의 냉동·냉장 화물 수요는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 화물 유치 판로까지 확보해야 하는 등 투자비용 회수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A대표는 “부지공급 비용을 대폭 낮추거나, 냉동·냉장 화물 유치를 보장해줘야 관심 있는 업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 했다.
이처럼 인천신항 ‘콜드체인 클러스터’가 2년 넘도록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냉동물류업체와 항만업계의 우려가 크다.
14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 신항 배후단지 콜드체인 클러스터 A타입 부지(5만 7천608㎡)와 B타입 부지(2만9천608㎡, 2개 필지)에 입주할 기업 공모를 지난 2018년 7월과 2019년 8월 2차례에 걸쳐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콜드체인 클러스터는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인수기지에서 발생하는 영하 162℃의 초저온 냉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저온시설로, 온도에 민감한 상품을 보관·유통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인천항의 냉동·냉장 화물 수요가 30만~40만t 정도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입주기업이 새로운 물량을 끌어와야 하는 등 초기 사업성이 부족한데다, 임대료도 비싸다는 것이다.
이에 IPA는 1㎡당 부지 임대료를 2천518원(1차 공모)에서 1천964원(2차 공모)로 낮췄지만, 아직 타지역보다 배 이상 비싼데다 클러스터 활성화 방안도 없는 실정이다. 이는 기업들이 콜드체인 클러스터를 외면하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만업계는 IPA가 이에 대한 대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항만은 기본적으로 항로, 터미널, 배후시설(물류센터) 등 3가지 필수시설이 갖춰져야 제 기능을 할 수 있지만, 인천신항에는 배후시설이 없어 물동량 창출에 한계가 있다.
실제 인천신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8년 167만6천739TEU에서 2019년 169만1천612TEU(잠정치)로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IPA 관계자는 “입주기업 선정을 위해 기존 임대료 등 조건 완화에 머물지 않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 유치를 벌여 배후단지 공급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