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기대했는데”… 여전히 무겁고 불편한 ‘경찰 방검복’

무전기·삼단봉 등 장비 갖추면 3kg ‘훌쩍’ 활동성 떨어져
문제점 보완 통합형 개발 착수했지만 테스트 결과 ‘부정적’
경찰청 “현장 의견 반영… 한 번 더 점검 실용성 높일 것”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도저히 입을 수 없던 기존 방탄ㆍ방검복, 새로 만든다고 해 기대했는데 막상 입어보니 불편하긴 마찬가지네요”

경찰관이 위험 상황에서 날카로운 흉기로부터 부상당하지 않도록 지급되는 방탄ㆍ방검복(이하 방검복)이 무겁고 불편한 탓에 ‘트렁크 안’에만 갇혀 있다.

이에 경찰청이 2020년형 방검복을 새로 개발 중이지만, 미리 시착해 본 경찰들은 활동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볼멘소리를 반복하고 있다.

15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 방검복은 칼에 찔리거나 뚫리지 않도록 특수강으로 제작된 조끼 형태의 피복을 말한다. 2016년 이전까지 9.2㎏에 달했던 방검복은 이때를 기준으로 2.6㎏까지 가벼워졌다.

방검복은 경찰청→지방경찰청→일선 경찰서 순으로 보급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경우 2016년 2천511벌을 받아 남부청 산하 243개 지구대와 파출소에 분배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 방검복조차 무겁다는 분위기다. 올해로 10년차 경찰이 된 A 경사는 “무전기, 삼단봉, 테이저건 등 장비를 휴대하려면 외근 조끼를 입어야 하는데 방검복까지 함께 갖추려면 3㎏을 훌쩍 넘어 현장에서 뛰는 데 제약이 있다”며 “사실상 방검복은 순찰차 안에만 둔다”고 말했다.

기존 방검복이 불편해 사비를 들여 별도로 방검 조끼를 구매한 경찰도 있을 정도다. 수원권에서 근무하는 B 경사는 “단순 주취 신고를 받고 나갔는데 취객이 흉기를 들고 난동부려 위협당한 적이 있었다”며 “방검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보급형은 사이즈도 3개밖에 없어 결국 사제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역시 이 같은 문제에 공감, 그동안 이원화됐던 방검복과 외근 조끼를 합친 통합형 방검복 개발에 나섰다. 올해 내 보급될 예정인 신형 방검복은 현재 일부 경찰에게 시착돼 테스트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형 방검복 또한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남부권의 한 경찰은 “새로 나올 예정인 방검복을 미리 입어봤는데 현재 보급된 옷과 똑같이 무겁고 불편했다”며 “제대로 된 방검복이 마련돼 상시 착용할 수 있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외근 조끼와 방검복을 합친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 맞다”며 “현장의 지적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한 번 더 점검, 실용적인 방검복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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