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서해5도 등 도서지역 교원 정원 미달
환경 열악·실효성 없는 가산점 기피 ‘부채질’
예비교사 A씨(23)는 인천 서구에서 평생을 나고 자랐지만 교사임용고시를 치르면서 처음으로 고향을 떠났다.
인천지역 섬 발령을 피하기 위해 아예 타지역으로 지원한 것이다.
A씨는 “섬으로 발령이 나면 연고도 없고 여가시설조차 제대로 이용하기 힘든 곳에서 최소 4년 동안 관사 생활을 해야한다”고 걱정했다.
이어 “섬에 있다가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순위명부 조건을 맞춰야하는데, 순위에서 밀리면 자칫 7~8년씩 있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명감만으로 지원하기엔 쉽지 않다”고 했다.
인천에서 ‘섬마을 선생님’을 기피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15일 인천남부·강화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인천 도서지역 초등학교는 영종도와 서해5도, 강화도 등 19곳이다.
남부교육지원청은 2019년 도서지역 휴직자가 생긴 3월에 1명을 신규로 발령했고 2학기에도 파견근무로 2명을 추가 발령했다.
같은 해 강화교육지원청도 1곳이 교원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다른 지원청 소속 교사로 충원했다.
교사들이 도서지역 근무를 꺼리는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꼽힌다.
2019년 교원 모집에 미달한 강화군 서도는 육지에서 1시간 30분간 배를 타야 도착한다.
매일 수업을 해야하는 교사 입장에선 주말에만 배를 타고 육지에 다녀갈 수 있는 셈이다.
강화도의 한 섬에서 5년간 근무한 B교사는 “섬과 육지를 오가기가 어렵다보니 도서지역 근무기간 동안 사실상 아내와 딸과 떨어져 지냈다”며 “학교와 주택 이외 시설이 거의 없는 작은 섬에 매일 혼자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했다.
여기에 실효성 없는 가산점제도 교사들이 섬을 외면하게 만든다.
도서지역에서 4년간 만기 근무를 한 교사는 관할 교육지원청의 인사관리세부기준에 따라 가산점과 추가 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다.
도서지역에 따라 월 0.02~0.056점가량의 전보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월 3~5만원을 주는 식이다.
그러나 2007년 교육부가 교육성과에 따라 부여하는 ‘교육유공경력가산제’를 만들면서 도심지역 가산제와 큰 차이가 없어졌고 “굳이 4년 이상 섬에서 고생하며 가산점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생긴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높은 가산점 때문에 도서지역 지원이 많은 편이었지만, 가산점제도가 달라진 후로 사실상 섬에서 근무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라며 “교육부와 도서지역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인책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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