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선거] 우려가 현실로…경기지역 ‘2인 후보’ 체재로 ‘선거레이스’ 돌입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18일부터 본격적인 선거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경기지역에선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반응과 함께 ‘집안 싸움’으로 비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경기지역에선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당선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끝내 후보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2인 후보’ 체재로 선거를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NH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 제24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후보 등록 마감 결과, 경기지역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과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10명이 입후보했다. 임기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등 경영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날 후보자들은 추첨에 따라 기호를 결정했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기호 1번, 여원구 조합장은 기호 8번을 배정받았다. 또 기호 2번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기호 3번 천호진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 고문, 기호 4번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 지점장, 기호 5번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기호 6번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농협 조합장, 기호 7번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 기호 9번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기호 10번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으로 기호가 결정됐다.

정식 후보자 등록이 끝남에 따라 10명의 후보는 18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30일까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지만, 경기지역에선 후보 단일화 실패가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10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등 단일 후보가 출마해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표심이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거 물갈이되며 변수로 떠오른 만큼 표심을 잡기 위해 두 후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지역 여론이다.

이와 관련, 경기지역의 한 농협 관계자는 “두 후보의 단일화를 기대했지만 아쉬움이 크다. 무엇보다 ‘2인 후보’ 체재가 집안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라며 “‘경기도 출신 회장’은 경기 농민의 숙원인 만큼 두 후보가 선거 전까지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국 조합장 1천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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