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부터 코미디·드라마·액션·느와르까지
스크린·브라운관, 통쾌·오싹·감동… 볼거리 푸짐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장가와 브라운관 모두 명작들이 연이어 화면에 오를 예정이라 도민들의 이목이 쏠린다. 더욱이 이번 설 연휴가 다른 해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화면에 오르는 영화들의 질은 이전보다 더 나아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족단위 시청자부터 나홀로족 시청자까지 다양한 시청자 층을 위한 영화가 준비된 만큼 이번 설은 스크린 앞으로, TV화면 앞으로 모여보는 건 어떨까.
■ 영화관-주 콘셉트는 코미디, 거기에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까지 버무려…“국산 영화 강세”
이미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15일 개봉한 <해치지않아>는 연휴때도 계속 상영이 예정돼 국산 영화 강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영어 제목 ‘Secret Zoo’에서 보여지듯 비밀스러운 동물원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가 우연한 기회에 망해가는 동물원 동산파크의 경영을 맡게 돼 직원들과 동물로 위장근무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직원들은 어떻게든 동물원을 살리려고 북극곰, 사자, 기린, 고릴라, 나무늘보로 위장해 근무하고 묵언수행, 어깨 결림, 근육 뭉침 등에 시달리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 북극곰으로 위장한 태수가 실수로 관람객 앞에서 콜라를 마시면서 상황이 긴장과 재미의 경계를 오가게 된다. 동물원의 비밀스러움이 국산 코미디 영화 특유의 익살맞음과 분주함, 농담 등으로 유지돼 국내 관객 정서에 딱 들어맞는다는 평이다.
아울러 22일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과 <히트맨>도 범상치 않은 제목만큼이나 비범한 내용으로 설 연휴 기간을 물들일 준비를 마쳤다. 이병헌과 곽도원, 이성민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슬로건 뿐만 아니라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는 내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난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내용이 진행된다. 아울러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김충식 작가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의 실체와 10ㆍ26 사건을 집필한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눈길을 모은다. 극 중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통령(이성민)을 암살하면서 배경은 그로부터 40일 전으로 돌아간다. 전(前)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미국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자 김규평과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나 이들 간의 갈등은 더욱 심해져만 간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살아온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소재이자 역사를 담아냈다는 평이다. 또 <히트맨>은 <남산의 부장들>처럼 첩보나 작전 이야기가 다소 가미돼 있지만 코미디에 가깝다는 점에서 노선이 다르다. <히트맨>은 권상우, 정준호, 황우슬혜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로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암살요원 준(권상우)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준은 국정원을 나온 이후 연재하는 작품마다 역대급 악플만 받아 상처만 입게 된다. 그러던 중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그려버리고 예상치 않게 웹툰은 하루아침에 초대박이 나지만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고마는 웃픈 이야기를 담았다.
국산 영화가 코미디와 다큐, 드라마, 느와르 등을 오가는 다양함을 담았다면 해외 영화는 드라마와 다큐 위주의 전개를 보인다.
그 중 <사마에게>는 시리아 내전 속 딸 사마를 키워내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여인의 정체는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시리아 내전이 벌어진 도시 알레포에서 직접 살아온 와드 알-카팁이다. 전쟁 속 무고한 시민들의 삶이 어떤지 단적으로 보여주며 영화 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평점 10점 만점에 9.1점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같은 날 스크린에 오르는 <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도 르 코르뷔지에, 루이스 칸, 카를로 스카르파에게 사사한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이야기를 담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톤: 기타의 신>도 로큰롤 명예의 전당 최초 3번 연속 입성, 그래미 어워드 총 18번 수상 등 신이라 불리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에릭 클랩튼의 생애 전반을 담았다. 그의 생애는 굴곡이 유독 심했다. 비극적인 가족사, 세기의 사랑, 알코올 중독 그리고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 등 풍파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인생에서 가장 소란스럽던 순간 음악으로 자신을 구원한 그만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담겨 설 연휴 훈훈하면서도 솔직하고, 다소 슬픈 이야기를 전달한다.
■TV-<해리포터>, <나홀로 집에>는 그만…<수상한 그녀>, <히말라야>, <신과 함께> 등 다양한 시대, 장르 명작 가득
설 연휴 브라운관의 포문을 여는 영화는 <나를 찾아줘>다. 23일 오후 11시30분 SBS에서 방영되는 이 영화는 금슬 좋은 부부였던 닉(벤 에플렉)과 에이미(로저먼드 파이크)가 생계 문제에 따른 불화로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치정극을 보인다. 부부간 갈등 속에 에이미가 닉이 자신을 살해한 누명을 쓸 수 있게 모든 상황을 조작하면서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이에 따라 두 부부의 삶이 망가지는 장면은 신선하면서도 아찔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어 24일 오전 9시15분에는 JTBC에서 <안시성>이 방영해 고구려 말기 당나라와의 치열한 전쟁을 고구려 측의 양만춘(조인성), 당나라 측의 이세민(박성웅)의 대립 구도와 사물(남주혁), 추수지(배성우) 등 조연들의 명 연기를 곁들여 표현했다. 개봉 당시 5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인만큼 볼 거리와 느낄 거리 모두 풍부한 작품이다. 아울러 이날 KBS2에서는 오후 9시부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방영한다. 지난 2018년 개봉한 이 작품은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부터 2년 후로 이단 헌트(톰 크루즈)가 플루토늄 유통을 막으려는 내용을 담아 또 하나의 액션 명화를 만들어냈다. 또, 25일 오후 5시10분부터 MBN에서는 <히말라야>, 같은날 오후 8시50분부터는 MBC에서 <PMC: 더 벙커>를 방영해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눈길이 가는 영화로는 연휴의 마지막날이자 대체휴일인 오는 27일 SBS에서 오후 5시25분부터 방영하는 <신과 함께-인과 연>이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1천만 관객 돌파 영화로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끝난 장면에서 이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을 뜬 강림도령(하정우) 앞에 김수홍(김동욱)과 이덕춘(김향기)이 옆에서 깨우고 있고, 해원맥(주지훈)은 양손에 검을 들고 염라대왕의 군대와 맞서고 있었다. 간신히 다시 일어난 강림이 합류하여 싸우던 중 천륜지옥이 소환되어 염라(이정재)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판타지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예측하고 감상하는 재미가 있을 전망이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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